[인사이트] 이경은 기자 = 기초생활수급비를 아껴 모은 전 재산 5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 버린 60대 노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무사히 돈을 되찾았다.

19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7시 40분경 몸이 불편한 A(60·여)씨가 급하게 당감지구대의 문을 열고 들어와 "전 재산 5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서 버렸다. 그 돈 못 찾으면 나는 죽는다"고 호소했다. 

당시 지구대에 근무 중이던 정민기·박혜진 순경은 A씨를 진정시킨 후 사정을 물어봤다.  

평소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A씨는 "일을 할 수도 없어서 오직 기초수급비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지급받은 기초수급비를 아끼고 아껴서 5년 동안 500만원을 모았는데 쓰레기로 착각해 돈을 버렸다"며 울먹였다. 

쓰레기봉투조차 구입할 돈이 없었던 A씨는 쓰레기를 들고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여유가 있는 봉투에 쓰레기를 조금씩 버렸는데, 자신의 가방 안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둔 5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서 버렸다는 것.

A씨는 "정확하게 어디에 버렸는지도 모른다"고 하소연했다.  

쓰레기 회수 차량이 쓰레기를 갖고 가면 돈을 찾을 방법이 없을 거라고 판단한 경찰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두 경찰은 A씨의 집 근처 쓰레기 더미부터 맨손으로 하나둘씩 뒤지기 시작했다.

쓰레기 더미 20여 개를 뒤진 끝에 경찰은 당감시장 부근의 한 골목 내 교회 앞에서 A씨가 말한 돈 뭉치가 들어 있는 검정 비닐봉지를 발견했다. 

돈을 건네받은 A씨는 두 경찰관에게 "내 목숨을 살려줬다"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 뿐만 아니라 두 경찰은 거동이 불편한 A씨를 안전하게 집까지 바래다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