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대중교통도 없는 깜깜한 새벽에 출근합니다"
'지옥철'로 불리는 9호선 기관사로 근무 중인 A씨의 말이다.
A씨를 비롯한 9호선 기관사들은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린다.
먼저 오전 5시 전에 출근해야 하는 새벽 근무가 한 달에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3일에 한 번꼴로 새벽 근무를 나가는 셈이다.
9호선은 유일하게 첫차와 막차를 전담하는 주박 시스템이 없는 호선이다.
주박이 가능하면 기관사가 먼 차량기지까지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첫차를 맡은 기관사도 출근 부담을 던다.
반면 주박 시스템이 없는 9호선 기관사들은 차량기지까지 가야 해서 더욱 이른 시간에 새벽 근무를 나가야 한다.
떄문에 신논현에 정박한 열차를 운행하는 날에는 무려 새벽 3시 50분까지 회사에 출근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교통도 없는 새벽에 출근하는 기관사들은 당연히 졸음에 시달린다. 특히나 승차객이 많기로 유명한 9호선에서 안전상의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지난달 20일에는 종합운동장행 열차를 운행 중이던 기관사가 국회의사당역을 지나쳐버린 일도 있었다.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의 원인은 졸음 운전이었다.
해당 기관사는 철도안전법 위반으로 3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했다.
그러나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9호선 기관사들이 사고의 책임을 모두 떠안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관사 A씨는 인사이트 취재원에게 "작년 파업 후 근로조건은 나아졌지만 여전히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단계 하청구조에 묶인 9호선 운영 문제가 해결돼야 기관사들의 노동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