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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카라 3천 번 바르고 너무 괴로워 눈도 못 뜨는 '실험실 토끼'

고정된 틀에 갇혀 수천번 화학물질에 접촉돼 고통스러워하는 토끼가 있다.

인사이트

YouTube 'Cruelty Free International'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친구야, 너무 아파. 아무리 버둥거려도 벗어날 수 없어. 우리 이곳에서 살아 나갈 수 있을까?"


고정된 틀에 갇혀 수천 번 화학물질에 접촉돼 고통스러워하는 토끼가 있다.


몇 시간 간격으로 화학물질이 주입돼 고통스러워하는 토끼는 사흘간 이 끔찍한 실험에 이용된다.


틀에 고정된 목이 부러져 죽기도 하는데, 살아남아도 결국 끝은 안락사다. 


이후 토끼의 안구는 적출 돼 약물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는 용도로 쓰인다.


인사이트YouTube 'Cruelty Free International'


오늘(24일)인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세계 곳곳 실험동물들의 안타까운 현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실험동물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 동물 단체들은 관련 행사를 열어 동물의 고통을 전한다.


거리로 나선 동물 단체들이 입을 모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실험이 바로 앞서 설명한 토끼를 이용한 실험이었다.


이는 마스카라 유해성 검사 명목으로 자행된 '드레이즈 테스트'다. 


드레이즈 테스트는 마취하지 않는 토끼의 점막에 화학물질을 넣어 자극성을 실험한다.


눈물의 양이 적고 눈 깜빡거림도 거의 없어 마스카라를 씻어내지 못하는 토끼가 주로 사용된다.


인사이트leviathanproject


동물 단체에 따르면 실험에 잔인하게 이용되는 동물이 토끼만은 아니다.


동물보호단체 페타는 지난 2008년 샴푸 품질을 테스트하는 비글의 영상을 공개했다.


비글의 얼굴과 몸에는 끊임없이 샴푸에 노출됐다. 샴푸 독성으로 비글은 끝내 시력을 잃는 게 대부분이었다.


실상이 알려지자 유럽연합은 지난 2013년 동물실험을 거친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 판매와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우리나라도 동물실험을 둘러싼 윤리적인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자 관련 법안이 마련되고 있다.


인사이트PETA


우리나라는 2017년 2월부터 동물실험을 거쳐 제작된 화장품 국내 유통과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됐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동물 실험 이후 회복된 동물은 일반에 분양하거나 기증할 수 있다'는 동물보호법 개정안도 마련됐다.


하지만 실험동물을 구하기 위한 여러 사람과 동물 보호 단체의 노력에도 현재 우리나라의 실험동물 수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11일 공개한 2017년도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사용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실험동물 마릿수는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실험동물 수는 설치류가 283만 마리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어류 10만 마리, 조류 7만 마리, 토끼 3만 마리 순이었다.


인사이트PETA


강아지, 고양이, 돼지 등 포유류도 그 뒤를 차지했다.


동물 실험에 관한 잔인성이 알려지고 법률과 복지 법안이 마련돼도 동물실험이 없어지지 않자 대체할 수 있는 대안도 속속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인공 피부가 있다. 실제 사람 표피와 유사한 인공 피부는 제한적이지만 동물실험 없이 독성을 평가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허동은 교수 연구진은 인체 태반을 칩 위에 구현해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동물실험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찬반 논쟁이 일어날 만큼 뜨거운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하지만 동물실험에 이용되는 동물들이 사람을 위해 너무 큰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이형주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사람을 위해 고통을 감내한 동물이라면 최소한 남은 삶은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배려하는 사회가 상식이다"며 "불필요하게 희생되는 동물의 숫자를 줄이고 실험 이후의 삶을 줄 수 있도록 시민들의 작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