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주차딱지' 벌금 14만원…일본에 불법 주차가 없는 이유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당시 '불법주차'가 피해를 키웠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웃 나라 일본의 주차 제도를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당시 불법주차된 차들로 인해 피해가 커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웃 나라 일본의 주차 제도를 본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충청북도 제천 스포츠타운에서 발생한 화재는 29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번 화재는 지난 2008년 경기도 이천에서 40명의 희생자를 낸 냉동창고 참사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사건이다.


이날 피해가 커진 이유는 스포츠센터 주변 건물에 불법주차된 차들로 인해 소방차의 초기 진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불법주차된 차들로 인해 스포츠센터 안에 갇혀 있던 사람들은 살아 돌아올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셈이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역시 "사다리를 펴려면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견인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고 토로한 바 있다.


문제는 그동안 불법주차가 대형 화재 참사에서 피해를 키우는 원인으로 빠지지 않고 비판받아 왔지만 현실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화재사고 현장 대응성 강화를 위한 소방력 운용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불법 주정차'는 소방차 출동을 더디게 하는 원인 중 세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또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 운전자 10명 중 8명은 불법주차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불법 주정차단속 건수 역시 지난 2011년 266만 2,479건에서 2015년 294만 9,895건으로 오히려 10%가량 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소방차 통행을 방해할 수 있는 곳을 '주정차 특별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불법 주정차에 범칙금과 과태료 2배를 부과하자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지난 9월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된 후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일본의 도로 / 온라인 커뮤니티


그럼 이웃 나라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불법 주차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차고 증명제'를 실시하고 있다.


차고 증명제는 자동차 소유자가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관할 관청이 자동차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1962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이 제도로 인해 일본인들은 자기 소유의 주차 공간이 없을 경우 자동차를 가질 수 없다.


주차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집에 주차를 해도 매달 1~20만원(아파트 기준)의 주차비를 내야 한다. "주차는 공짜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지 않는 이유다.


인사이트일본의 도로 / 온라인 커뮤니티


그럼에도 불법주차를 할 경우 강력한 벌금과 벌점이 뒤따른다.


불법주차가 적발되면 장소별로 벌점 1~3점을 부과하고 벌점 7점이 되면 먼허가 취소된다.


불법주차 세 번이면 면허를 다시 따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벌금 역시 약 13만원부터 16만 3천원까지 부과하지만 한국은 불법주차가 적발돼도 벌점 없이 4만원 안팎의 범칙금만 내면 된다.


인사이트일본의 도로 / 온라인 커뮤니티


이처럼 일본을 불법주차를 막기 위해 2중, 3중으로 법과 제도를 정비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인구 1천 명당 자동차 대수가 597대(세계 자동차 통계 2017 기준)로 20위권을 차지하는 일본 거리를 37위인 한국보다 훨씬 깨끗하게 만들었다.


불법주차가 단순히 '시민의식'만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한 번의 참사를 겪으며 화두로 떠오른 우리나라의 '시스템'이 이번에는 제대로 정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불법주차된 BMW 박살내며 화재진압하러 가는 캐나다 소방차 (영상)오직 시민 안전을 지켜야한다는 일념 하나로 돌진하는 캐나다 소방차의 위엄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