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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테러 희생자 위해 메달 포기하고 1분간 묵념 후 출발한 수영선수 (영상)

모두가 출발한 사이 한 수영선수만이 우두커니 서서 1분간 숙연히 묵념을 하며 스페인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인사이트2017 국제수영연맹(FINA)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흔 살이 넘어 자신의 '버킷리스트'였던 수영대회에 출전한 스페인 대표 페러난도 알바레스는 꿈만 같았던 결전의 순간 출발신호음에도 물에 뛰어들지 않았다.


대신 그는 1분간 숙연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바르셀로나 테러로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인사이트Budapest 2017 Fina WORLD CHAMPIONSHIPS


지난 19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는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월드 마스터스 챔피언십이 열렸다.


이 대회는 전 세계 아마추어 수영 애호가들의 최대 축제로 손꼽힌다. 이날 스페인 출신 페러난도 알바레스는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번 대회 200m 평영에 출전했다.


그런데 출발대에 올라선 그는 출발신호음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모두들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그는 자신의 자리를 지킬 뿐이었다.


출발 소리를 못 들어서가 아니다. 알바레스는 자신의 나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생한 연쇄차량 돌진 테러를 기리기 위해 일부러 1분간 멈춰서 묵념을 한 것이었다.


인사이트(좌) La Voz de Cádiz, (우) Budapest 2017 Fina WORLD CHAMPIONSHIPS


사실 경기가 있기 전 알바레스는 FINA 측에 메일을 보내 '1분 묵념'을 제안했다. 스페인 테러 사망자와 부상자들을 추모하자는 의미에서였다.


그러나 FINA는 답변하지 않았고 답답했던 알바레스는 경기 당일 직접 연맹 관계자를 찾아갔다.


이번에도 연맹 측은 경기를 지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알바레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에서 포기할 만도 하지만 알바레스는 홀로 '1분 묵념'의 시간을 갖기로 결심한다.


인사이트Budapest 2017 Fina WORLD CHAMPIONSHIPS


그렇게 우두커니 출발대에 서서 혼자만의 추모식을 가진 알바레스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하며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비록 경기 기록은 형편없었고 메달은 저만치 멀어졌지만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후회는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격려를 보내줘 금메달을 싹쓸이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는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글로벌 문제"라며 "더욱이 바르셀로나엔 친척도 살고 있어 이번에 일어난 테러가 남 일 같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한편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갑작스러운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3명이 숨졌으며 8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용의자들을 상대로 범행 동기와 배후 세력을 밝히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YouTube 'Alejandro Solla'


바르셀로나에서 차량 돌진 '테러' 발생…사망 13명·80명 부상스페인의 중심가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 13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