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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근무시간 조작해 임금 '떼먹은' 롯데리아 '횡포'

롯데리아가 아르바이트생들의 근무시간을 조작해 적절한 임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롯데리아 홈페이지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권순걸 기자 = 전국에 1천3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롯데리아가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을 조작해 임금을 떼먹는다는 내부 고발자의 폭로가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롯데리아에서는 아르바이트생의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정규직 직원들이 퇴근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제 일한 시간보다 적게 일한 것으로 조작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20일 롯데리아에서 수년간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해온 A씨(30)는 "1만 명에 달하는 전국의 어린 롯데리아 아르바이트생들이 이같은 부당한 착취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제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가 입수한 A씨의 출퇴근 기록을 보면 '실근무'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이 있다. A씨가 실제로 일한 시간이다. 


하지만 '변경' 시작 시간과 종료시간도 있다. 정직원들이 직접 임의로 기록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A씨의 '변경'된 아르바이트 시간은 실근무 아르바이트 시간보다 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실근무 종료 시간은 18시 3분이었는데 변경 후 종료 시간은 17시 8분으로 1시간 가까이 줄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자료를 검토한 결과 A씨의 실근무 시간은 적게는 10여 분에서 많게는 2시간까지 줄어들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사이트자료 제공 = A씨


A씨는 "롯데리아 아르바이트생들은 주간 근무 시간을 미리 계획한 후 출·퇴근을 할 때 실근무 시간을 판매기계에 기록한다"며 "이후 직원들은 컴퓨터로 수정을 할 수 있다. 나는 내 근무시근이 어떻게 수정됐는지 모르는 채 임금을 주는 대로 받아갔었다"고 말했다.


A씨가 이같은 사실을 알게된 것은 퇴사하던 부점장이 "양심에 너무 찔린다"며 A씨의 임금시간이 조정된 후 임금이 나간 사실을 고백하면서다. A씨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친분이 있는 직원에게 출퇴근 기록을 요청했고, 그 결과 위와 같은 자료를 접할 수 있었다.


적게는 10여분에서 많게는 4시간씩 근무 시간이 임의로 조정돼 있는 날들이 있었다. 한달 평균 2시간 가량을 도둑맞은 셈이다.


A씨는 "롯데리아 아르바이트생들은 일하면서 4시간마다 30분씩 휴식 시간이 나오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못 쉴 때가 많다"며 "휴식시간은 업무 시간에 포함되지도 않아 그런 경우 30분을 무료 봉사하는 셈이다"라며 울분을 표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에 대해 해당 매장에 확인한 결과 "정직원들이 아르바이트생들의 출퇴근 기록을 임의로 수정하는 경우는 없다"며 "아르바이트생들이 출퇴근 기록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만 동의를 거쳐 수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롯데리아 매장의 해명에 대해 "동의를 구한 적도, 동의서를 작성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롯데리아 본사는 "해당 점포에 확인한 결과 관리자가 의도적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의 출퇴근 기록을 변경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본사에서도 영업팀과 함께 해당 점포와 사항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롯데리아 본사는 A씨의 출퇴근 기록 자료에 대해서는 "당사의 자료가 맞다"고 인정하면서 "아르바이트생이 깜빡하고 퇴근 기록을 하지 않을 경우 정직원이 대신 기록하는 경우는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씨의 출퇴근 기록 변경 사항이 한달에 7회나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대해 본사 측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이에 대해 A씨는 "10년 동안 일하면서 매니저들로부터 인건비가 부족하다는 푸념을 들은 적이 많다"며 "왜 근무 시간을 임의로 조정했는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겠는가. 다른 지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


롯데리아 1,307개 매장이 직영으로 운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A씨 같은 피해 사례가 전국적으로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국 롯데리아 아르바이트생을 1만명으로 계산해 한 명당 한 달 평균 2시간 반을 조작한다고 가정하면 매달 15억을 부당하게 지급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4년에는 인천의 한 롯데리아 매장에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 출근 일에도 기계를 조작해 출근하지 않은 것처럼 속인 바도 있는 만큼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5월 미국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피자 배달 체인점 '도미노피자'가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임금을 착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일이다.


결국 뉴욕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미지급된 임금이 뉴욕 10개 가맹점에서만 56만 5천 달러(한화 약 6억 7,300만 원)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