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가 힘겹게 꺼낸 속사정 이야기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어디에도 말하기 힘든 고민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인사이트] 구은영 기자 = 성소수자 자녀를 둔 부모들이 어디에도 말하기 힘든 고민을 세상에 꺼내놓았다.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의 성소수자 부모모임 부스에 붙여진 대자보 내용이 올라왔다.
한 레즈비언 딸을 둔 어머니는 "지금은 트인 세상에서 인권단체도 생기고 했으니까 이제는 좀 나왔으면 좋겠다"며 "부모들도 나와서 얘기를 하고 안 숨기고 다른 사람에게 말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이어 "누구에게 사랑을 받고 하는 감정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인데 '생활은 정상적으로 하고 연애만 소수자의 행위를 하라'고 '아무도 너의 연애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니 뭐 별로 특별할 것 없지 않느냐'고 설득한거다"며 지난날 딸에게 했던 행동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아마 내 딸은 절망했을거다. 이해한다며 받아들인다며 결국은 엄마가 하는 말은 숨어서 드러내지 말고 그렇게 살라는 말이었으니 얼마나 막막했을까?"라며 당시 자신이 한 행동에 딸이 받았을 상처를 생각했다.
어머니는 "이해는 하는데 진짜 내 마음을 몰라줬으니 걔는 얼마나 답답했겠어? 어쩌면 일종의 배신이지. 똑똑한 척만 하고"라며 딸의 마음을 몰라준 자신을 뉘우쳤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가치관을 바꾸기 쉽지 않을텐데 대단하고 멋지단 생각이 든다", "마음이 아프다. 울컥한다" 등 여러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구은영 기자 eunyoungk@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