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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마약 중독자들, 유튜브서 배우고 텔레그램으로 마약 주문했다

마약 단속 일선 현장에서는 10·2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점에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원태성 기자, 장성희 기자 = #1. "Do you need inspiration?"


최근 홍익대 서울캠퍼스와 건국대 서울캠퍼스, 가천대에는 뿌려진 전단지 일부다. 영어로 된 전단지에는 "영감이 필요한가? 당신을 위한 혁신적인 제품 '액상 대마'를 준비했다. 환전히 합법"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명함 크기의 '마약 전단지'였다. 심지어 QR코드까지 찍혀 있었고 이를 인식하면 바로 텔레그램으로 연결됐다. 


#2. 이선균 이어 지드래곤도 마약 혐의 경찰 조사중…재벌 3세·연예인 지망생 포함 일주일 넘게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사건이 주요 포털사이트를 장악하고 있다. 마약을 공급책으로 지목된 인물이 의사인데다 술값만 1000만원 이상 나오는 1% VIP룸살롱이 유통경로로 확인되면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마약 실태는 이 두 사건 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된다. 마약청정국 지위를 잃은지는 이미 오래 전이고 이제는 전세계에서 마약이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국가에 이름을 올릴 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부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윤희근 경찰청장까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마약 상황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특히 마약 단속 일선 현장에서는 10·20대 마약 사범이 급증하는 점에 가장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텔레그램과 같이 거래가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필로폰이나 대마 외에 값이 싼 신종 마약이 확산하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유튜브 등 통해 마약 배운 미성년자들, 필로폰만 마약으로 인식"


#"혈관은 여기에 잡는거에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친구들 사이에서 장난으로 이야기 했던 '마약' 투약법 영상을 찾아봤을때는 호기심 뿐이었다. 보다보니 유혹이 커졌다. 결국 코로나 시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스트레스가 커지다 보니 호기심과 유혹에 넘어갔다.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텔레그램에 접속했다. 생각보다도 쉽게 '대마'를 손에 넣었다. 그렇게 인생의 첫 마약을 접했다.


마약사범 A씨는 유튜브를 통해 마약하는 법을 스스로 배웠다. 그의 나이 불과 18살 때 일이다.


대검찰청이 발표한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만 단속된 마약류 사범만 1만8187명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 전체 단속인원인 1만8395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마약 사범은 2만7000명을 돌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10대 청소년 마약사범은 올해 같은 기간 875명으로 이미 지난해 총 단속 건수인 481명의 두배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SNS에 익숙한 10대들은 유튜브나 텔레그램 등으로 쉽게 마약에 노출된다.


인사이트이원석 검찰 총장 / 뉴스1


박영덕 마약퇴치운동본부 센터장은 "2019년 말부터 코로나 팬데믹이 찾아오면서 SNS를 통해 10대들이 마약을 접하는 기회가 늘었다"며 "마약을 판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미성년자들이 쉽게 마약을 구하고 투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에서는 마약을 어떻게 구해서 투약하는지를 설명하는 영상도 올라온다"며 "과거에는 직접 만나서 마약을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집에서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대마로 마약을 시작한 젊은 세대들은 엑스터시나 케타민 같은 경우는 마약으로 인식하지 않는 경향도 나타난다. 경각심이 떨어지다 보니 보다 쉽게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


박 센터장은 "마약을 하는 젊은 친구들 사이에선 필로폰만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이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 "젊은층 급증 현장서도 체감…음식 주문하듯 마약 배달받아 집에서 투약"


현장에서 직접 마약을 단속하는 경찰들은 과거에 비해 젊은 마약사범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약 수사를 전담하는 한 경찰관은 "과거에 비해 젊은층의 마약 투약 건수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는 SNS의 발달"이라며 "과거에는 마약을 구하기 힘드니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끼리만 소량의 마약을 구해서 투약했다. 그러다보니 젊은층이 마약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누구나 싼 가격에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으니 젊은층 특히 미성년자들도 마약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과거와 달리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다보니 마약을 투약하는 장소도 개인적인 공간이 대부분이다. 경찰이 과거처럼 마약 수사를 위해 클럽 등 유흥주점을 단속하는 것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약 수사 담당 경찰 관계자는 "클럽 등에서 마약을 한다는 소문만으로 유흥주점을 단속하는 것 자체가 70~80년대와 다르게 불법"이라며 "실제 클럽등에서 마약을 하는 경우가 많지도 않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개인적으로도 쉽게 마약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대다수는 자택이나 모텔 등 오픈되지 않은 곳에서 마약을 투약한다"며 "이 또한 마약을 투약하는 하나의 장소일 뿐인데 여기에 수사력을 집중하다 보면 유통 총책을 잡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게다가 마약은 급속도로 퍼지는데 이를 제지할 담당 경찰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5년새 마약범죄는 270% 증가 반면 담당 경찰관 수는 47% 늘어나는데 그쳤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처럼 조직에 잠입해 수사를 하는 것은 한국에선 불법"이라며 "텔레그램에서 마약을 구하는 척 현장을 급습하는 것이 마약 수사를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텔레그램을 활용한 마약 거래는 증거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건수도 셀수 없이 많아 한계가 있다"며 "인력도 부족한 상황에서 마약 범죄를 단속하는 것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