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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결혼' 덜 하는 한국...소득 불평등 10% 낮췄다

우리나라 남녀가 소득에 맞춰 '끼리끼리' 결혼하는 이른바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에 비해 가장 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우리나라 남녀가 소득에 맞춰 '끼리끼리' 결혼하는 이른바 '소득동질혼' 경향이 주요국에 비해 가장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1인 가구·한부모 가구 비중도 주요국보다 낮았는데, 이러한 결혼·가구구조 특성이 우리나라의 가구소득 불평등 수준을 10% 가량 낮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은행은 '소득동질혼과 가구구조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 : 국제비교를 중심으로' 제하의 보고서(BOK 경제연구)를 공개했다.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 연구실 박용민 차장과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허정 조사역이 33개 OECD회원국에 대만을 포함한 34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 강도는 주요국에 비해 매우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이트한국은행


먼저 연구 주요국 가구소득 형성단계별 지니계수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개인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547로 주요국 평균(0.510)보다 높았으나 가구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61로 주요국 평균(0.407)보다 낮았다.


지니계수는 소득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개인일때는 소득 불평등 지수가 주요국보다 높은데, 가구 불평등 지수는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부 소득 간 순위 상관계수'와 '부부 소득 간 상관계수'는 각각 0.03과 0.06으로 0에 가까워 34개국 중 33·32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박 차장은 "이들 상관계수로 볼 때 우리나라 결혼 패턴은 (소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작위에 가깝다는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질적인 결혼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득이 같은 부부를 얼마나 자주 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소득동질혼 지수'도 1.16배 (완전 무작위=1배)로 34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인사이트한국은행


구체적으로 연구진이 우리나라 부부 가구를 10분위 소득그룹별로 나눠 정확히 어떤 분위끼리 서로 만났는지를 비교 분석한 결과 '고소득층 안에서' 끼리끼리 맺어지는 동질혼의 경우에는 주요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가 주요국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 것은 한쪽이 고소득일때 배우자가 비취업이거나 저소득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남편의 소득분위가 높아질수록 아내의 비취업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남성 고소득자가 저소득 여성과 결합하는 빈도가 주요국 대비 높았다. 또 비취업 남성의 아내가 중위소득, 고소득일 가능성이 주요국보다 높았으며 저소득 남성과 중위소득 여성 간 결혼이 주요국에 비해 자주 나타났다.


인사이트기사이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는 결과적으로 한국의 약한 소득동질혼 경향이 낮은 1인가구 비중 등과 맞물려 소득불평등을 완화시키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모의실험 결과 우리나라의 소득동질혼·가구구조가 주요국과 같아진다면 가구 균등화 근로소득 지니계수는 0.361에서 평균 0.39으로 10%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는 "이 같은 결과는 한국의 소득동질혼 경향과 가구구조가 가구 내 소득공유 효과에 유리하게 작용해 다소 높은 노동시장 불평등과 부족한 정부 재분배 정책을 보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소득동질혼 경향과 가구구조가 불평등 완화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