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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다가 다리 다쳐서 '깁스'한 초등학생이 아랫집에 몰래 붙이고 간 '쪽지'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가 다쳐서 깁스를 한 13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아랫집에 붙인 쪽지가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층간소음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원만하게 해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윗집은 아랫집의 예민함을, 아랫집은 윗집의 무개념을 탓한다. 


소음이 주관적인 성격 탓에 법으로도 정의하기도 힘들고, 국내의 경우 딱히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없어 심할 경우 말다툼이나 몸싸움, 살인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가 다쳐서 깁스를 한 13살 초등학교 6학년 A군의 걱정 또한 '층간 소음'이었다. 걸음에 어려움이 생겼고, 깁스한 발로 바닥이 울릴까 노심초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군은 고심 끝에 흰 종이에 편지를 썼다. 


"저는 3층에 사는 13살 ○○입니다. 제가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 다쳐 다리 깁스를 했습니다. 집에서 쿵쾅거리게 되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빨리 나아서 피해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아랫집 문 옆에 붙였다. 


인사이트보배드림


아랫집 주인은 위층 초등학생의 이유 있는 쿵쾅거림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 쪽지를 사진으로 남겨 사람들에게 공개했다. 


해당 쪽지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고, 별다른 설명 없이 공개된 사진 한 장에 누리꾼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예쁘다", "서로 알면 불편함도 어느 정도 감수가 되지", "아이를 보면 부모님의 인성과 가르침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층간소음의 원인은 취약한 '벽식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벽식구조의 경우 진동이 울리면 아래층에 큰 소리로 전달돼 층간소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파트 설계부터 층간소음이 덜 발생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층간소음은 설계 구조를 바꾸는 것에서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구조만큼이나 중요한 건 A군이 보여준 이웃을 향한 양보와 배려가 아닐까.


양보와 배려가 모든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저감 매트보다는 더욱 효율적인 해결책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좀 더 지혜로운 방법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