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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도망가고 '장애인 아빠+할머니'랑 산 서울대생이 아파트 장만하고 펑펑 운 이유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오면서 서른 살에 아파트를 장만했다는 서울대 출신 직장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초수급자가 서른 살에 마련한 아파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오면서 서른 살에 아파트를 장만했다는 서울대 출신 직장인의 '자랑글'이 전해졌다. 


다만 그의 이야기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하는 중이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랑글! 헿"이라는 삼성전자 사원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아파트를 사서 지난주에 이사를 왔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미나리'


이어진 사연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아버지는 장애가 있었고, 어머니는 이런 아버지를 두고 도망갔다. 


A씨를 키운 건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항상 사랑으로 손주를 보듬었다. 엄마 없는 티 내기 싫어 양말까지 다리미로 다려서 신기고, 쭈그려 앉아 운동화를 닦아주던 할머니였다. 


A씨는 "나 진짜 사랑 많이 받았어"라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정 형편은 넉넉하지 않았지만 할머니의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라난 A씨는 열심히 공부했다. 


돈이 부족해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살 수 없을 때는 선생님들에게 답이 파랗게 인쇄된 교사용 문제집을 받아 풀면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 전교 3등 밑으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는 그는 서울대학교 상경 계열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곧바로 삼성전자 DS부문에 입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어릴 때부터 꿈꿨던 집...그러나 이젠 혼자였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A씨는 월세를 못 내고 쫓겨나서 창고 같은 곳에서 겨울을 보낸 적도 있었다. 이게 한이 된 그는 집을 갖고 싶다는 꿈을 꿨다. 


취직 후 A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았다. 


그리고 서른 살이란 이른 나이에 24평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었다. 월세를 전전해야 했던 그에게 이 아파트는 너무나 깨끗하고 좋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A씨가 '혼자' 살기에 24평 아파트는 너무 넓었다. 


그는 할머니와 아버지 셋이 함께 새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싶었으나 할머니와 아버지는 병환으로 돌아가셨다. 


A씨는 "번듯한 아파트에서 호강시켜주고 싶었는데 늦어버렸다"라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신에게 집이란?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 울고 웃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 투자가 목적이 된 집의 본래 의미가 조금씩 퇴색하고 있는 지금 A씨의 사연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이 됐다. 


누리꾼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늘 긍정적이었던 사람 같다", "앞으로 꽃길만 걸으세요", "본 적은 없지만 꼭 안아주고 싶네요"라며 A씨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신경인류학자 존 S. 앨런은 "집은 세상에 지친 우리를 다시 회복시키는 데 아주 탁월한 공간이며 집에 대한 감정은 우리가 관계를 맺고 휴식하고 회복하면서 경험하는 느낌들에서 나온다"고 했다. 


요즘같이 해 질 무렵이면 찬 바람이 몹시 부는 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 


오늘 집에 돌아갈 때는 A씨의 사연을 곱씹어보며 좋은 집, 비싼 집에 살지 못한다는 한탄보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따뜻함,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을 먼저 떠올리며 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