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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초상화'가 불국사 대형 행사에 매년 걸리는 이유

매년 불국사 영산대재 행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인사이트불국사 영산대재 / 온라인 커뮤니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불국사, 매년 박전희 전 대통령 초상화 걸려


[인사이트] 임우섭 기자 = 신라 10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불국사에서 매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내걸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일 불국사는 제50회 신라문화 영산대재를 경내 광장에서 봉행했다. 불국사를 창건, 부흥시킨 칠대성사의 정신과 가르침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행사다.


행사에는 낯익은 인물의 한 초상화가 걸려있다. 바로 박 전 대통령. 불국사가 인정한 칠대 성사로 당당히 얼굴을 내걸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7대성사를 기리는 불국사 영산대재서 모습 비춘 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1997년쯤부터 불국사 영산대제에 모습을 비췄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처음 알려진 된 때는 2013년이다. 


당시 많은 이들은 박 전 대통령과 불교의 이미지가 매치가 안 돼 지적을 내보였다.


7대성사(당시 5대성사)로서 모습을 비춘 인물들은 법흥왕과 불국사를 창건한 김대성 재상, 불국사 초대 주지 표훈 대사, 월산성림 대종사 등으로 박 전 대통령이 이들과 나란히 참배 받는 것이 못마땅하다는 것이다.


인사이트불국사 / 사진=인사이트


박 전 대통령, 지금의 불국사 재건한 '일등공신'


이러한 질타에도 불국사가 매년 박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고집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지금의 불국사를 재건한 일등공신이 바로 박 전 대통령이기 때문.


불국사고금창기 기록에 따르면 불국사는 신라 법흥왕(제23대 국왕) 15년(528년) 법흥왕의 모친 영제부인이 새 사찰을 짓길 원해 처음 지어졌다.


그러나 1592년 임진왜란으로 인해 한 번 크게 불타 사라졌고, 조선 영조 41년(1765년)때 불국사 대웅전을 다시 세워 1779년 경주 지방 유림이 지원해 중창하는 등 재건하려 했지만 조선 말기 이후 폐허로 전락했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일제 강점기때 임시 복원 상태로 터만 잡고 있던 불국사, 1970년대 대대적인 복원작업 실시


일제강점기 시절인 1918~1925년 대웅전과 다보탑 등을 보수하면서 복원하는 듯했지만 당시 일본 측에서 다보탑의 석물과 서리함 등을 일본에 반출해 여러 건물이 소실되기도 했다.


결국 임시 복원 상태로 터만 잡고 있던 불국사는 이대로 방치되는 듯싶었지만 1970년대 갑작스레 대규모 복원이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이 1960년대 말 불국사 복원 및 발굴을 지시했어서다.


인사이트박정희 전 대통령 / 국정홍보처 대한민국 정부 기록 사진집


박 전 대통령, 당시 발굴팀에 격려금 흔쾌히 전달하기도


박 전 대통령은 역사의식이 강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당시 미추왕릉 발굴 및 보전사업 예산에만 3억 6000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이는 큰 공장 2, 3개를 지을 수 있을만한 큰돈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종교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집권 기간 불국사 복원만큼은 큰 관심을 가져 종종 현장을 찾아갔었다.


박 전 대통령은 불국사 복원 과정에서 황남대총 금관이 발굴되자 역사적 의미를 설명 받은 뒤 발굴팀에 격려금을 건넨 것도 유명한 일화다.


인사이트불국사 / 문화재청


불국사, 박 전 대통령 초상화 지적에 "전통된 것 문제 삼는 건 옳지 않아"


불국사 측은 현재 경주 신라문화를 정비하고 관광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한 박 전 대통령을 기려 약 25년째 이 같은 행사를 열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불만을 보이고 있다. 복원 사업에 공신한 것을 사실이지만 최초 건립한 법흥왕과 동급으로 보는 것이 마땅하냐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불국사 측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 때문에 문제 삼는 것 같다. 이제 전통이 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사이트문화재청


한편 현재 불국사의 모습은 통일신라 당시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건물 대부분이 불타 없어져 버려서다.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물은 석축, 석가탑, 다보탑 등 일부 석조물과 불상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또 통일신라 당시 웅중한 불국사 모습에 비해 현재 불국사는 1/1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기록에서는 불국사 석축 아래 칠보연지가 있어 연꽃이 만발하고 백운교와 연화교 아래 무지개 문으로 배들이 드나들었다고 나타나 있다.


복원과정에서 관광객, 복원 예산 부족, 수십년간 불국사 석축 앞에 자란 소나무 제거의 어려움 때문에 이런 옥의 티가 몇몇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