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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에 "벗겨먹기 좋게 생겼네"라고 한 경상도 택시 기사한테 상욕한 오빠가 '사과'한 이유

홀로 자취 중인 여동생을 살피러 지방에 내려간 남성이 택시 기사의 말을 오해해 크게 분노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적도의 남자'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여동생은 벗겨먹기 딱 좋게 생겼구먼~"


한 남성이 혼자 자취 중인 여동생을 만나러 지방에 내려갔다가 택시 기사의 말을 오해해 크게 싸울 뻔한 사연을 전했다.


지난 2일 온라인 커뮤니티 웃긴대학에는 "동생집 놀러 갔다가 택시 기사님 멱살 잡을뻔한 썰"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본가가 대전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에겐 여동생이 하나 있다. 여동생은 남쪽에 위치한 모 학교에 진학해서 혼자 자취 중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비정한 도시'


A씨는 최근 추석을 맞아 여동생도 볼 겸 지방에 내려갔다. 남매는 동생의 학교를 둘러본 뒤 시내로 나가기 위해 택시 한 대를 잡아탔다.


택시 기사는 한창 이동 중 남매를 힐끗 보더니 '커플'이냐며 말을 걸어왔다. A씨는 남매라고 밝힌 뒤 혼자 자취 중인 동생을 살피기 위해 내려온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윽고 이어진 택시 기사의 말에 A씨는 귀를 의심했다. 좋은 남매라며 덕담하던 택시 기사가 갑자기 "그런데 동생은 벗겨먹기 딱 좋게 생겼구먼"이라고 충격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벗겨 먹다"란 말을 들은 A씨는 순간 온몸이 굳을 만큼 화가 났다. 당황한 A씨가 화난 어조로 "예?"라고 되물어도 택시 기사는 아랑곳 않고 "아 따먹기 좋겠다고~"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유령을 잡아라'


택시 기사의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받아들인 A씨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A씨는 온갖 욕설과 함께 "말 같잖은 소리 할 거면 내려달라. 택시비는 줄 테니 가시고 신고할 테니 알아서 처신 하라"라며 택시를 세웠다.


그러자 역으로 당황한 택시 기사는 "내 말 뜻은 동생이 사기당해 먹기 좋게 생겼다, '떼여먹게' 생겼으니 주변에서 잘 돌봐줘야 한단 뜻으로 말한 것"이란 해명과 함께 남매에게 사과했다.


주로 나이 많은 어른들 사이에서 쓰이는 관용적 표현이다 보니 뜻을 몰랐던 A씨가 상황을 오해한 것. 


A씨는 글을 통해 "이후 말씀 함부로 해서 죄송하다고 기사님께 사과했지만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기사님도 말실수해서 정말 미안하다며 택시비를 안 받겠다고 했지만 억지로 드리고 왔다"고 상황을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


상황을 접한 누리꾼들은 "경상도선 벗겨먹는다면 사기 친단 말인데", "좀 순박하고 어리바리해 보이면 뺏겨먹기 좋게 생겼다고 함. 우리 같으면 그냥 순하게 생겼다고 할 텐데 경상도 아저씨들이 터프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어서 오해가 된 듯", "사투리는 아니고 관용적 표현"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근데 등쳐먹기 좋게 생겼단 말도 손님 입장에서 그리 유쾌한 말은 아니다"라고 택시기사의 발언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실제로 사전적 의미로 '벗겨 먹다'란 '남의 재물을 빼앗다'는 뜻의 관용구로, 벗겨 먹기 좋다는 말은 사기 당하기 좋다란 의미로 쓰인다. 


'따먹다'의 의미 역시 돈치기 따위에서 상대편의 돈을 얻다란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떼어먹다'의 방언인 '띠먹다'의 지역별 표현은 다양하다. 주로 '따묵다', 띠묵다', '띵가묵다' 등으로 표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