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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킹덤·조선구마사' 속 좀비는 조선왕조실록에 이미 기록돼 있다

조선왕조실록 현종실록 12년 3월 21일 기사에는 오늘날 좀비와 비슷한 모습을 한 사람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인사이트SBS '조선구마사'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좀비 이야기를 다룬 SBS '조선구마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에 이어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조선 시대에 다소 낯선 '좀비'라는 장치를 넣은 스토리와 뛰어난 영상으로 신선한 자극을 줬다. 


한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좀비와 조선의 콜라보. 그러나 실제 역사에서 이러한 설정이 판타지였던 것만은 아니다.


조선 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에 좀비처럼 보이는 사람에 대한 기록이 존재한다. 


인사이트넷플릭스 '킹덤'


조선왕조실록 현종실록 12년 3월 21일 기사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연산에 사는 사가의 여자 노비 순례가 깊은 골짜기 속에 살면서 5살 된 딸과 3살 된 아들을 죽여서 먹었다"


순례에 대해서는 "보기 흉측하고 참혹하여 얼굴이나 살갗·머리털이 조금도 사람 모양이 없고 미친 귀신 같은 꼴이었다"고 묘사했다. 


또한 역병에 걸려 죽은 아이를 잡아먹었다고 하니,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좀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인사이트넷플릭스 '킹덤'


약 350년 전 조선에 나타난 좀비. 공식적인 집계에 따르면 당시 2년 동안 죽은 사람은 100만 명에 가깝다. 드라마 '킹덤'과 '조선구마사'에 묘사된 모습만큼이나 참혹했다.  


17세기 조선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시는 태양 활동의 변화로 지구의 기온이 1도가 내려갔다. 이로 인해 비 대신 우박이 내렸고, 농작물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짐승은 물론 사람마저 굶주리는 상황이 됐다. 


배고픔에 시달린 사람들은 도살장이 아닌 곳에서 가축을 잡아먹어 설사병이 걸려 사망했고, 배고픔과 전염병으로 죽은 사람들은 산 사람들의 입으로 들어갔다. 


인사이트SBS '조선구마사'


지옥과 같은 상황은 조선의 일만은 아니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 대기근과 전염병이 발생해 당시 사람들의 체격은 지난 2000년 동안 가장 왜소할 정도였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제대로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이 지옥 같은 풍경은 다시 펼쳐질지도 모른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지구 평균 기온은 0.8도 상승했고 2100년까지는 4도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날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 해수면 상승 등은 앞으로 인류에게 닥칠 재앙을 미리 경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