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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우울증 앓던 이등병을 '부대 에이스'로 탈바꿈시킨 중대장의 한마디

한 남성이 군대에서 중대장의 한마디로 인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었다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입에 '죽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한 남성. 그의 우울증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성인이 돼서도 마치 감기처럼 끔찍한 상상을 달고 살았다. 


이런 그가 군대에 갔다. 


훈련소에서 하루 종일 뒹굴고, 소리 지르고, 밤낮없이 시달린 그는 이상하게 우울증이 조금씩 사라졌다. 


"군대는 신기해. 그렇게 죽고 싶었는데 내가 살려고 그러고 있더라". 그가 겪은 군대의 첫 이미지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대 배치 후 이등병이 된 그는 실수한 탓에 얼차려를 받다가 심장이 멈췄던 기억이 있다. 눈을 뜨니 의무대 침상에 누워 있었고, 퇴원 후에는 처음 배치받았던 곳과 다른 곳으로 배치받았다.


더플백을 매고 도착한 그를 가장 먼저 부른 이는 그곳의 중대장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누군지, 왜 이곳에 있는지도 모를 만큼 짜증에 사로잡혀 있던 이등병에게 중대장이 물었다. 


"네가 왜 여기로 내려왔는지 아냐?"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머뭇거리던 이등병은 "제가 못해서 내려왔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중대장은 고개를 저으며 "그게 아니야"라고 했다. 


"네가 더 잘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제야 온 거다"


이 한마디가 이등병의 머리를 강하게 때렸다. 태어나 처음으로 듣는 말이었다. 처음 보는 장소에서 처음 보는 사람과의 시간. 이곳은 이등병에게 '잘할 수 있는 곳, 내가 필요한 곳'이 됐다. 


중대장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은 후 그는 달라졌다. 이를 악물고 훈련에 참여했고, 작업할 때도 다른 사람보다 삽질 한 번 더 하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태양의 후예'


그렇게 전역할 순간이 다가오자 그는 누구보다 건강한 사람이 돼 있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사연을 전한 남성은 "죽고 싶다고 느끼고 우울증에 걸리는 건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럴 거야. 한 번도 너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라고 했다. 


자신을 지우고, 시간을 죽이며 지내다 보니 마음속에서조차 자신이 사라져버린 탓이라고 했다. 


그는 "일단 움직이자. 미친 듯이 노래하고, 폐가 터질 때까지 달려보고, 다리가 풀릴 때까지 춤춰봐. 그게 사는 거더라. 자기 스스로여야만 할 수 있는 게 있어. 제발 포기하지 마라. 넌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다"고 조언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문가들이 말하는 우울증 예방법 또한 우울증에 시달렸던 이등병이 멋진 병장이 돼가는 과정과 다르지 않다. 


부정적인 생각을 그만두고 긍정적인 일을 하는 것,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웃는 생활을 하는 것,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신체를 튼튼하게 하는 것 등이다. 


이를 마음에 새기고 필요한 경우 의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