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턱·입술에 문신하고 의회 입성한 뉴질랜드 최초 여성 외교장관의 '넘사벽' 포스

뉴질랜드 최초 여성 외교장관이자 마오리계 왕족 출신 정치가 나나이아 마후타 장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나나이아 마후타 뉴질랜드 외교장관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똑똑하고 명확하며 기민한 정치가"


지난달 2일(현지 시간) 새롭게 출범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2기 내각에서 이 같은 평가를 받으며 단숨에 주목을 받은 '넘사벽' 카리스마의 장관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9선의 마오리계 여성 의원으로 최초 여성 외교장관이 된 나나이아 마후타(Nanaia Mahuta, 50)다.


마후타 장관은 1996년 26세에 뉴질랜드 노동당 의원으로 정치계에 입문해 24년간 9선 의원이자 관세청 장관, 청소년부장관, 지방정부 차관을 거치며 입지를 다졌다.


인사이트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또 청소년과 여성, 원주민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으로서 타고난 협상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문신을 하고 의회에 등장한 최초 여성 의원'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턱과 입술에 독특한 문신을 새겼기 때문인데 이는 마오리 전통 얼굴 문신인 '모코 카우에(moko kauae)'다.


신의 능력과 생명력을 의미하며 마오리인 중에서도 족장과 그의 가족, 전사들만이 할 수 있는 문신이라고 한다.


의회에서 보기 드문 문신을 한 마후타 장관의 모습은 파격적이면서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진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마후타 장관의 고모는 40년간 마오리족 여왕 자리를 지킨 테 아타이란지카이카우(Te Atairangikaah)고, 아버지는 1990년대 뉴질랜드 정부와 원주민 토지 보상 문제를 최초로 해결한 지도자 로버트 마후타(Robert Mahuta)다.


그는 어린 시절 고모와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정치인의 DNA를 타고난 셈이다.


하지만 마후타 장관은 처음 외교장관으로 다른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외교 경험이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의원들의 반대에도 아던 총리는 그녀의 협상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높이 평가해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그리고 이 예상은 적중했다. 마후타 장관은 외교장관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달 19일 중국의 홍콩 야당 의원 의원직 박탈 문제 관련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미국·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의 공동 성명에 동참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온 뉴질랜드의 과거 태도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눈 찔리지 않게 조심하라"는 중국의 반발에도 마후타는 중국을 향해 "서로의 견해를 명확하게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뉴질랜드는 규모 면에서 중국과 비교할 수 없지만, 독립적인 외교정책을 갖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리고 뉴질랜드 여성 최초의 외교 장관으로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마후타 장관.


편견을 깨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그녀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