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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살상할 무기 지녔던 고속열차 총격범, IS 훈련받은 듯"

파리행 고속열차에서 총기를 난사하려다 미국 해병대원 등에 의해 제압된 총격범이 이슬람국가(IS)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프랑스 파리행 고속열차에서 총기를 난사하려다 미국인 승객 등에 의해 제압된 총격범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총격범 아유브 엘 카자니(25)는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불과 석 달 전에 유럽으로 돌아와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로코 출신인 엘 카자니는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등지에서 생활해왔으며 지난해 터키를 거쳐 시리아를 여행했다.

 

엘 카자니는 2007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스페인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했다고 현지 일간지 엘파이스가 보도했다.  

 

스페인 거주 당시 그는 마약 거래로 세 번 체포된 바 있다.

 

그는 작년 3월 프랑스로 이동해 그곳에서 시리아로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에 IS로부터 군사 훈련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용의자가 작년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떠났을 때 스페인은 프랑스 정보 당국에 "그가 매우 과격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인물이다"라고 경고했다.

 

엘 카자니는 극단주의자와 관련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12년 셍겐조약(국경자유통과협정) 회원국 경찰 요주의 명단에 올랐다.


엘 카자니는 지난 1월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가 일어난 다음 날 벨기에 동부 베르비에에서 테러 공격을 시도하다가 사살된 이슬람 극단주의자 2명과도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였다. 

 

그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IS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와 스페인, 프랑스, 독일, 벨기에 정보 당국이 수개월째 주시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엘 카자니는 시리아에서 유럽으로 돌아온 뒤에도 제재 없이 여행을 하며 석 달에 걸쳐 범행에 쓸 무기를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1일 범행장소로 선택한 탈리스 고속열차에 탑승할 당시 AK 자동소총 1정과 루거 자동 권총 1정, 탄창 9통 등을 지니고 있었다. 이는 적어도 200명은 살상하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고속열차 총격현장 감식하는 프랑스 경찰. 

 

그러나 엘 카자니는 총을 몇 발 쏴보기도 전에 미군 2명을 비롯한 일반 승객들과의 몸싸움에 밀려 붙잡혔다. 

 

미 공군 소속 스펜서 스톤은 엘 카자니가 휘두른 칼에 머리와 목에 상처를 입고 엄지손가락을 심하게 베였지만, 제압에 성공했다.

 

스톤의 어머니는 미국 KXTV와 인터뷰에서 "총이 스톤의 머리를 겨누고 있었고 총격범이 두 번이나 총을 쏘려고 시도했다"며 "신의 도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톤은 22일 손가락 봉합 수술을 받은 뒤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 일행과 함께 범인을 붙잡은 60대 영국인 승객 크리스 노먼은 "내 첫 번째 행동은 숨는 거였지만, 어차피 죽는다면 코너에 몰려서 총에 맞아 죽느니 저항하다가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엘 카자니에게 달려든 이유를 설명했다.

 

노먼은 총격범이 "왜 자동소총을 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내 생각에는 총알이 걸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상벨 유리를 깨다가 손에 가벼운 상처를 입은 프랑스 영화배우 장 위그 앙글라드는 사건 당시 탈리스 고속열차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비인간적으로 내버려뒀다"고 주장했다. 

 

영화 '베티 블루'에도 출연한 앙글라드는 주간지 파리 마치와 인터뷰에서 "승객들이 영어로 '총을 쏜다'라고 소리를 지른 뒤 승무원들이 객차 통로를 뛰어지나가 자신들의 사무실에서 문을 잠갔다"고 말했다.

 

앙글라드는 "승무원들은 도와달라는 소리를 듣고도 문을 열지 않았다"면서 "범인이 우리를 모두 다 죽일 것으로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주장에 대해 탈리스 측은 "승무원 가운데 한 명은 여러 승객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면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엘 카자니는 아라스 역에서 체포돼 프랑스 검찰 테러 전담반의 조사를 받고 있다. 

 

프랑스 아라스 지역 당국은 대량 학살을 막아낸 스톤 등 승객 4명에게 메달을 수여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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