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진돗개가 심장사상충 걸리자 짖지도 못하게 '전기충격기' 채워서 버린 주인
짖음 방지기를 달고 길가에 버려졌던 진돗개 '수호랑'의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는 소식이다.
[뉴스1] 김연수 기자 = 서울 동물복지지원센터에 입소한 지 1년 6개월째인 '수호랑'은 마포에서 구조됐다.
발견 당시 짖음 방지기를 차고 있었고 앞다리 털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클리퍼로 깎은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흔히 혈액 검사를 할 때 앞다리 털을 깎고 채혈을 하기 때문에 주인이 있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 결과 수호랑은 심장사상충 1기에 감염돼 있었다. 아마도 견주가 심장사상충 판정을 받자 버린 것으로 추정됐다.
심장사상충은 매달 약만 챙겨줘도 예방이 가능하다. 다행히 수호랑은 감염 초기 단계라 치료를 하면 금방 나을 수 있었다.
수호랑은 사람을 매우 좋아하고 성격도 밝다. 하지만 다른 개 친구들과 잘 지내지 못해 따로 산책하며 사회성 훈련을 받고 있다.
다행히 임시 보호 가정에서 3개월 동안 지낸 덕분에 차 타고 이동하기, 집안에서 생활하기 등은 익숙해졌다.
센터 관계자는 "집안에선 거의 누워서 잠을 자거나 가족들을 관찰하는 게 특징"이라며 "하지만 산책할 땐 2시간도 신나게 움직일 만큼 활발하고, 배변도 패드에 가릴 줄 아는 똑똑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투루 짖음도 없어 여느 대형견들처럼 아파트나 가정집에서도 충분히 키울 수 있는 순한 아이"라며 "얼핏 백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진돗개는 특성상 견주 이외의 사람들은 다루기 어려운 반면 수호랑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수호랑은 심장사상충 치료가 힘들었을 텐데도 늘 해맑은 표정으로 애교를 부린다.
직원들이 목욕을 시킬 때도 얌전하며 배를 만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뒷걸음질 칠 뿐 그마저도 직원들이 제지하면 꾹 참는다고.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대형견 입양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만, 사람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수호랑이 따뜻한 가족들의 품에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귀염둥이 미소 천사 '수호랑'과 평생 함께해 줄 가족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Δ이름: 수호랑
Δ성별: 암컷(중성화 완료)
Δ추정나이: 4살
Δ체중: 19.5㎏
Δ품종: 믹스견
Δ문의: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02-2124-2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