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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었을 때 '장례식'에 가장 먼저 뛰어오는 사람이 진짜 '찐친'이다"

친구들, 직장 동료,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삶이 외롭다고 느껴지는 이가 있다면 먼 훗날에 치러질 자신의 장례식을 상상해보자.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드라마 스테이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살아가다 보면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변의 사람과 함께 떠들고 있는 와중에도 "이들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작품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 완벽한 삶을 살아온 한 남성의 장례식 모습이 묘사돼 있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 이반이 죽자 그의 주변 사람들은 승진을 먼저 계산하고 이반과 함께 하기로 했던 카드 게임이 취소될까 걱정한다.


먼 미래에 찾아올 당신의 장례식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리고 관 속에 누운 당신은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금 삶의 회의를 느끼고 있다면 훗날의 장례식을 미리 상상해보는 것 또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관 안에 누워 있는 자신과 자신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조망도를 보듯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다.


상상 속 장례식에는 이반의 장례식처럼 당신의 죽음을 또 다른 기회로 여기는 사람, 당신의 죽음보다 다른 걱정을 앞서 하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는 진정한 슬픔에 잠겨 당신의 부재를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도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신사의 품격'


그들이 누구일까 좀 더 클로즈업해서 살펴보자. 


열일을 재치고 뛰어오는 사람, 당신의 영정사진 앞 또는 화장실 구석에서 슬픔에 젖어 답답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친구들을 바라보자. 


힘이 풀린 다리 대신 벽을 지탱하고 서서 당신이 없는 세상 속 한가운데로 뚝뚝 눈물을 흘리는 그는 누구일까. 


천천히 고민하다 보면 어느샌가 당신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존재가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당신 또한 누군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혹여 눈물 흘리는 그의 모습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면 당신의 외로운 삶을 고민하기에 앞서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며 하나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어 준 적이 있을까?"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 속 이반의 삶을 끔찍하다고 평했다. 


좋은 집안에 태어나 아버지의 지원을 받으며 출세가 보장된 판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예쁜 아들과 딸을 둔 이반이 왜 끔찍했는지, 위의 질문을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