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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학번 후배에게 매일 커피를 사주던 대학생이 손절을 결심한 이유

커피숍에서 선배가 "오늘은 네가 사는 거야?" 장난스레 던진 농담에 정색한 후배 이야기가 누리꾼들 사이서 논쟁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선배랑 있을 때 자기 돈 내고 밥 사 먹으면 바보다"


대학생이 되면 꼭 한 번 듣는 말이다.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밥을 사주며 친분을 쌓는 '밥 사주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대개 이전 선배에게 받은 감사한 마음을 후배에게 베푼다는 명목에 내리사랑으로 이루어진다.


또 선후배 간의 친목 도모를 위해 관례적으로 행해지고 있어 대학가의 오랜 전통으로 불린다. 때문에 선배는 돈이 없어도 후배를 챙기고, 후배는 얻어먹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그런 세태 속에 선배의 남모를 고충이 담긴 사연이 전해지며 구태연한 문화를 제고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또 오해영'


사연에 따르면 대학생 A군은 얼마 전 후배들과 식사를 마친 후 근처 카페에 들렀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A군에게 19학번 한 후배가 "선배님 오늘 어떤 커피 드시게요"라고 물었고 A군는 "나는 아메리카노 먹으려고. 왜 오늘은 네가 사주는 거야?"라고 답했다.


장난기가 섞인 가벼운 농담이었다. 그런데 후배는 다짜고짜 "당연히 선배님이 사주셔야지 왜 저한테 사달라고 하세요"라며 A군을 몰아세웠다.


후배에게 장난스레 농담을 던진 A군은 후배의 갑작스러운 정색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농담이었다며 웃으면서 가볍게 넘어가고 커피를 계산하고 나왔지만, 생각할수록 후배의 반응이 괘씸했다. 


A군은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지, 후배들은 선배가 사주는 걸 너무 당연하게 여긴다. 아니면 내가 호구로 보이는 걸까"라고 호소했다. 


평소에 후배들에게 자주 커피를 샀던 A군은 그날 이후 기분이 상해 결국 후배들과 손절하기로 결심했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상반된 논쟁이 벌어졌다. "선배의 농담이 후배에겐 부담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는 의견과 "후배가 지나치게 과민 반응했다"라는 목소리가 거세게 상충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지난 2017년 한 여론조사에서 대학생 한 달 용돈은 평균 69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를 고려했을 때 식비, 교통비, 주거비 등 생활비로 사용하다 보면 빠듯할 것이란 분석이다.


내 앞가림하기도 벅찬 적은 용돈. 이 때문에 후배에게 밥과 술, 커피까지 사줘야 하는 상황을 무척 부담스러워하는 선배 대학생들이 많다.


실제 선후배 간의 식사 약속은 '밥약 논란'으로 불리며 각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배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선배들은 밥약에 대비하기 위해 적금을 들거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으는 데 반해 후배는 밥을 얻어먹는 것이 당연한 듯 철면피한 태도를 보여 후배와 친분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진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