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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당하는 여성 구해준 뒤 '군인이 국민 보호하는 것뿐이다'며 떠난 해병대원 찾습니다"

한 여성이 정의로운 해병대원을 찾기 위해 쓴 글에 실제 주인공이 등판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군인은 국가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육지·바다·하늘을 가리지 않고 맞선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역시 위험에 빠진 국민을 구하는 '히어로'가 되기도 한다.


지난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는 정의로운 해병대원을 찾는다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올린 A씨에 따르면 지난 7일 밤 10시께 목포 터미널에서 소란이 발생했다. 한 남성이 아주머니 한 분을 폭행하고 있던 것이다. 


인사이트Facebook 'MilitaryServiceBamboo'


그때 군복을 입은 한 해병대원이 다가와 폭력을 행사하던 남성을 말리기 시작했다. 남성은 "군 생활 그만하고 싶냐. XX 새끼야", "감히 군바리새끼가 내 몸에 손대냐"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강하게 저항했다.


그러자 이 해병대원은 "군인이 국민을 보호하겠다는데 불만 있습니까? 제가 이 광경을 보고도 못 본 척했으면 전 군복 입을 자격 없습니다"라는 일침을 날렸다. 그리고는 쓰러져있던 아주머니를 일으켜 택시까지 태워 보냈다고 한다.


A씨는 "'이래서 직업군인과 연애를 하는구나' 싶었다"며 "급한대로 파워에이드 사다 드렸는데 다음번에 휴가 나오면 커피라도 사주고 싶으니 댓글 남겨달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게시물이 화제가 되자 "그때 그 해병대원이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했다. 그의 정체는 해병대사령부 연평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승환(22) 하사였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서승환 하사


인사이트 취재진은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한 '히어로' 서 하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서 하사는 "사실 군대나무숲에 올라온 것처럼 멋있게 이야기하진 않은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육체적으로 조금 강하다고 여성을 괴롭히는 아저씨를 보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말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군인 신분으로 폭행 사건에 잘못 휘말리면 큰 징계를 받을 수도 있고, 모른 척 지나갔다면 모욕적인 욕설도 듣지 않아도 됐지만 그가 나선 이유는 하나, 자신의 '신념' 때문이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서승환 하사


서 하사는 "'자신에게 떳떳하게 살자'라는 인생의 모토를 가지고 있다"며 "이 장면을 목격하고도 그냥 지나갔다면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폭행에 휘말려 징계를 받더라도 명예로운 징계라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서 하사는 자신을 찾고 있다는 A씨에게 "그때 파워에이드 잘 먹었습니다. 기사 보시면 부끄러우시더라도 연락 꼭 주세요. 밥이라도 사드리겠습니다"며 오히려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특별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큰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서 하사의 용감한 행동은 불의를 보고도 모른 척 하는 각박한 세상에서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우리가 두 발 쭉 뻗고 잘 수 있는 이유는 서 하사와 같은 군인이 있기 때문 아닐까.


인사이트사진 제공 = 서승환 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