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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을 응원해주세요~" 말하자마자 아기 거북 입에 물고 사라진 '동심파괴' 갈매기

멸종 위기종에 놓인 푸른바다거북의 새끼를 재빨리 물어가는 갈매기의 모습이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다큐멘터리에 포착됐다.

인사이트BBC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다큐멘터리 제작진의 도움으로 새 출발을 하려던 새끼 거북이는 한 갈매기의 습격 때문에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BBC는 TV 프로그램 진행자가 방생한 새끼 거북이를 입에 덥석 물고 사라진 갈매기의 황당한 소식을 전했다.


해당 장면은 지난달 31일 생방송된 BBC의 자연 다큐멘터리 '블루 플래닛 라이브'에서 목격됐다.


당시 진행자 리즈 보닌(Liz Bonnin)은 호주의 한 해변을 찾아가 푸른바다거북의 새끼 여섯 마리를 바다에 풀어주고 있었다.


인사이트BBC


보닌이 "이 거북이들은 곧 머나먼 여정을 떠날 것"이라며 열띤 설명을 하는 동안 모래 위의 거북이들은 본능에 따라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 TV 화면에는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거북이를 잡아먹기 위해 근처에서 날아온 갈매기였다. 갈매기는 곧 거북이 한 마리를 입에 문 채 보닌의 뒤편으로 종종걸음을 치며 사라졌다.


보닌을 포함한 제작진은 이 같은 돌발 상황에도 마치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태연하게 방송을 이어갔다.


인사이트


인사이트BBC


푸른바다거북은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의 동물이며, 그마저도 환경 오염과 밀렵 등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푸른바다거북의 새끼는 1,000마리 중 단 한 마리만이 성년에 이를 정도로 생존률이 낮다.


때문에 방송을 접한 누리꾼들은 충격을 받은 것은 물론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은 제작진을 즉각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도우려는 시도조차 안 한 이유가 무엇이냐", "멸종 위기 동물을 이런 식으로 관리하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WorldWildLife


불거지는 논란에 보닌은 결국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보닌은 "아기 거북이 또한 이곳의 먹이 사슬의 일부일 뿐"이라며 "당시 상황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힘들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BBC가 자연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BBC는 지난 2013년에도 아프리카에서 죽어가는 새끼 코끼리를 구조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촬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