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거대한 욱일기가 걸렸어요" 학생들 항의에도 절대 안내린다는 '역사' 교사

북미 청원사이트 'Change'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한반도와 일본 열도와는 저 멀리 떨어진 '북아메리카'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 캐나다.

그곳의 최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히고, 한국인 교민과 유학생이 많은 밴쿠버(Vancouver) 인근 소도시의 한 학교에서 '욱일기' 소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8일 인사이트는 캐나다 랭리(Langley)의 중등학교 'Walnut Grove Secondary' 9학년에 재학 중인 문병준 군에게 "교실에 '욱일기'가 나부끼고 있다"는 내용을 제보받았다.

문 군에 제보한 사진을 보면 욱일기는 학교의 210호 교실에 버젓이 달려있다.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도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걸려 있다.

독일 나치의 전범기 하켄크로이츠와 '똑같은' 의미를 지닌 일본 욱일기 /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이곳에 재학 중인 8~9학년 학생들은 해당 교실을 담당하는 교감(역사 담당)을 찾아가 욱일기가 어떤 역사를 담고 있고,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설명하며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교감은 단호했다. "이것은 역사 교육용이며, 욱일기를 내릴 이유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학생들이 계속 항의하자 '토론'을 제의할 뿐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토론할 생각이 없다. 전범기는 토론의 대상이 아니고,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질타를 받아야 할 역사이기 때문이다.

1920년 간도 일본군의 만행 /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이에 학생들은 외부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이메일을 쓰며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전범기를 보고 감명을 받는 학생들보다는 불쾌하다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면서 "수많은 항의와 지적에도 욱일기를 내리지 않는 교감의 행위는 그저 자존심을 세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문 군은 북미(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청원사이트 '체인지'에도 글을 올리며 관심을 호소했다.

1920년 간도 일본군의 만행 /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문 군은 "일본 제국주의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잔악한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일본의 파시즘은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 많은 나라를 공포에 떨게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욱일기가 받아들여지는 학교라면 인종차별과 성차별, 소수자 차별 등이 모두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군이 올린 해당 청원에는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기준 약 7,700명의 시민이 동의했다. 

영화 '군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