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어린이들 밤새게 했던 '프린세스 메이커'는 사실 남성용 게임이었다

PC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속, 커서 보니 새롭게 느껴지는 조금 색다른(?) 포인트들을 짚어봤다.

인사이트'프린세스 메이커 2' 스크린 캡처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하교하자마자 놀이터로 향해 해질녘이 돼서야 "밥 먹어라!"는 엄마의 외침에 귀가했던 시절.


그러던 어린이, 특히 여자 어린이들의 일상을 바꿔놓은 게 있었다. 언젠가부터 아이들은 곧바로 집으로 달려갔다. PC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하기 위해서였다.


소녀들을 밤잠 못 이루게 한 이 프린세스 메이커가 남성층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게임은 일본 기업 가이낙스(GAINAX)에서 제작됐다. 가이낙스는 프린세스 메이커를 제작하기 이전 '전뇌학원'이라는 옷 벗기기 퀴즈게임을 출시, 상당한 히트를 기록한 기업이다. 전뇌학원은 심의 규정이 상대적으로 유한 일본에서도 15세 판정을 받았다.


당시 전뇌학원의 캐릭터 디자이너였던 아카이 타카미는 이후 프린세스 메이커의 기획과 캐릭터 디자인을 맡는다. 아카이 타카미는 참고로 남성이다.


인사이트'프린세스 메이커 2' 스크린 캡처 / 온라인 커뮤니티


게임은 마왕으로부터 세상을 구한 용자가 고아 소녀를 딸로 입양해 양육하는 내용이었다.


한국으로 수입되며 많이 잘리고 수정됐으나 일본판 프린세스 메이커에서는 딸의 알몸이 적나라하게 자주 등장했다.


1991년 발매된 1탄의 경우 아예 '옷 벗기기' 선택지가 존재했으며, 옷을 벗기면 체모까지 그려진 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993년 발매된 2탄부터 해당 선택지는 사라졌지만 게임 내 비밀 상점에서 '보이지 않는 드레스'를 사 입힐 수 있었다.


이를 위해서였을까(?). 게임 유저는 딸을 위해 크고 아름다운 가슴을 만들어준다는 '풍유환' 약을 구입, 복용하곤 했다.


그뿐일까. 게임 속 딸이 하는 특정 아르바이트도 어딘가 묘한 부분이 있었다. 주점, 즉 밤일 아르바이트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 주점 아르바이트를 실행하면 딸의 능력치 중 매력의 수치가 올라갔다. 참고로 시리즈 공통으로 나오는 능력치 '매력'의 일본판 원문은 '색기(色氣)'다.


인사이트'프린세스 메이커 2' 스크린 캡처 / 온라인 커뮤니티


유저가 딸을 훈육할 때는 '때리기'와 '설교하기' 두 가지 중 고를 수 있었는데, 때리기를 선택하면 이때도 마찬가지로 딸의 매력이 상승했다.


특히 프린세스 메이커 2탄의 경우 '무사수행' 퀘스트에 나간 딸이 남성인 적수에게 지면 무언가(?)를 당했고, 이때에도 딸의 매력이 올라갔다.


게임 엔딩에 관해서도 다소 논란이 있었다. 창부, 호스티스 등의 엔딩이 있었기 때문. 여기에 유저인 '아버지'와 결혼하는 엔딩까지 있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프린세스 메이커는 발매 당시 남성층을 타깃으로 했다고 알려졌다.


예상과 달리 여성층에서도 높은 수요를 보이면서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점차 수위가 낮아졌고, 2007년 발매된 5탄부터는 부모의 성별도 선택 가능해졌다.


과거 수많은 어린이를 일찍부터 '딸바보'로 만든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어렸을 땐 몰랐던 게임의 이모저모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유저들에게 새로운 감회를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