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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에 한 부장판사가 올린 글

문유석 부장판사가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부 성추행 폭로를 지지하며 'me first 운동'을 제안했다.

인사이트

JTBC '뉴스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의 성폭력 실태를 폭로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며 이번 사태를 쉬이 넘어가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과거 '전국의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칼럼으로 화제를 모았던 문유석 부장판사가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장문의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동부지법 문유석 부장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부터 먼저 나서서 막겠다는 'me first 운동'이 필요하다"는 요지의 글을 게재했다.


인사이트Facebook '문유석' 


딸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이번 사태에 분노와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는 문 판사는 "이따위 세상에 나아가야 할 딸들을 보며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엇보다 피해자의 고통에서 공감하는 것으로 사태를 끝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간다는 위협이 있어야 성폭력의 고리가 끊어진다는 게 문 판사의 생각이다.


문 판사는 "이런 짓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은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며 "이들은 절대 반성하지 않는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짓들을 끝내려면 피해자 서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런 짓거리야말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불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Facebook '문유석' 


문 판사는 'me too' 운동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절대 방관하지 않고 나부터 먼저 나서서 막겠다는 'me first'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서 검사가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이후 법조계에서는 '나도 당했다(me too)'며 연이어 검사 내부의 성추행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문 판사는 성범죄가 눈앞에서 펼쳐질 때마다 이를 적극적으로 막겠다고 다짐하는 'me first 운동'을 제안한 것이다.


문 판사는 "서 검사님이 당한 일이 충격적인 것은 일국 법무부 장관 옆에서, 다수 검사가 뻔히 두 눈 뜨고 지켜보는 장례식장에서 버젓이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라 꼬집으며 "눈앞에서 범죄가 벌어지는데 애써 모른 체한 자들도 공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명, 단 한 명이라도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하며 제지한다면 이런 일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단 한마디다"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문 판사는 자신이 먼저 그 한 사람이 되겠다 다짐하며 "앞으로 더 노골적으로, 가혹하게, 선동적으로 가해자들을 제지하고 비난하고 왕따시키겠다"고 적었다.


인사이트JTBC '뉴스룸' 


한편 창원지검 서지현 검사는 최근 JTBC '뉴스룸'에 직접 출연해 2010년 자신이 겪은 검찰 내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지난 8년 간 자신이 성범죄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책하며 살았다는 서 검사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며 전면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서 검사는 이날 8년 전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간부 안태근 전 검사장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만지며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서 검사는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를 통해 "잊지 못할 밤 만들어 줄 테니 나랑 자자" 등 검찰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남성 검사들의 성희롱 사례를 추가 폭로했다.


다음은 문유석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딸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서지현 검사님이 겪은 일들을 읽으며 분노와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이 따위 세상에 나아가야 할 딸들을 보며 가슴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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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명심할 것이 있다. 피해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연히 공감해야 하지만, 거기 그쳐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이런 짓을 저지르는 가해자들은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 그들은 아무리 만취해도 자기 상급자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이들은 절대 반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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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짓들을 끝내려면 피해자 서사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들보다 강해져야 한다. 한 명 한 명의 힘으로 부족하면 머릿수로라도 압도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실질적 불이익이 있을 거라는 위협이 있어야 억지로라도 조심한다. 단언컨대 우리 사회가 성희롱, 성추행에 대해 가혹할 만큼 불이익을 주는 사회라면 이들은 폭탄주 100잔을 먹어도 콜린 퍼스보다 신사적인 척할 것이다. 이런 짓거리야말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불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그래도 바뀔까 말까다. 성욕이란, 지배욕이란 그만큼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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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운동에 지지를 보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내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절대로 방관하지 않고 나부터 먼저 나서서 막겠다는 me first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 검사님이 당한 일이 충격적인 것은 일국의 법무부장관 옆에서, 다수의 검사가 뻔히 두 눈 뜨고 지켜보는 장례식장에서 버젓이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눈앞에서 범죄가 벌어지는데 그깟 출세가 뭐라고 그걸 보고도 애써 모른체한 자들도 공범이다. 한 명, 단 한 명이라도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하며 제지한다면 이런 일은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 단 한 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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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터 그 한 사람이 되겠다. 그동안도 그러려고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더 노골적으로, 가혹하게, 선동적으로 가해자들을 제지하고, 비난하고, 왕따시키겠다. 그래서 21세기 대한민국이 침팬지 무리보다 조금은 낫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겠다.


서지현 검사가 작심하고 '뉴스룸' 출연해 '성추행' 폭로 결심한 이유 (영상)창원지검 서지현 검사가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룸'에 출연해 자신이 당한 검찰 내 '성추행 사건'에 대해 폭로했다.


손석희가 선배 검사에게 성추행당한 서지현에게 전한 위로의 말손석희 앵커는 '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앵커브리핑을 통해 서지현 검사와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