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딸 살리려 '피카츄 인형탈' 쓰고 울먹이며 구걸하는 71세 노모
남편과 사위까지 모두 불의의 사고로 몸져 눕자 결국 71세 할머니는 거리로 나와 도움을 청했다.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시한부 딸을 돌보던 중 남편과 사위 모두 불의의 사고로 몸져눕자 71세 할머니는 거리로 나와 도움을 청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중국 매체 상하이스트는 산둥 성 허쩌 시 한 대형 쇼핑몰 앞에서 매일 구걸을 하는 할머니 한(Han, 71)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상하이스트에 따르면 할머니 한의 딸은 지난 2007년 갑작스럽게 뇌종양을 선고받았다.
딸은 이후 병원에 입원해 몇 차례의 수술을 받았다. 한은 딸의 목숨만은 살리려 모든 수술비와 병원비를 자신이 평생 모은 돈으로 충당했다.
남은 돈이 더이상 없는 한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막막했지만, 더한 현실이 찾아왔다.
지난해 공사장에서 일하는 한의 남편은 높은 난간에서 추락해 다리가 부러졌다.
한의 남편은 응급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경제적 능력이 있는 유일한 가족 부양자였던 사위마저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위는 몸 일부가 마비돼 더이상 생계를 책임질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최악의 상황 속 가족을 살리기 위해 결국 71세 노모는 거리로 나섰다.
피카츄 인형을 산 한은 매일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대형 쇼핑몰 거리로 가 구걸을 시작했다.
한은 "제 딸과 사위, 남편이 모두 아픕니다. 제발 9위안(한화 약 1,532원)만이라도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더운 날씨 속 두꺼운 인형 탈을 쓰고 돌아다니느라 지친 할머니의 모습은 많은 시민이 사진으로 남겼고, 중국 최대소셜네트워크 웨이보에 공개됐다.
시민들은 "가족이 아픈 게 제일 힘든데, 할머니의 가족들은 모두 몸이 안 좋다. 도와드리고 싶다", "정말 안타깝다. 적은 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