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5만원권에 '입술 도장' 찍으며 기념일 인증한 '무개념' 커플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손상돼 폐기된 화폐만 총 3조 1,1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대학생 김영연 씨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서울에 살고 있는 대학생 김영연(23) 씨는 최근 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다. 고모한테 받은 용돈을 통장에 입금하기 위해 ATM 기기에 갔다가 자꾸만 '반환된 지폐'라는 오류가 뜨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한 두차례 다시 입금을 해봤지만 똑같은 오류가 계속 떴고 안 되겠다 싶었던 대학생 김영연 씨는 지폐를 살펴보다가 짜증이 밀려왔다.


5만원권 지폐 한 장에서 '2016년 2월 22일 원석♡신애'라고 적힌 글씨와 함께 붉은 입술 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대학생 김영연 씨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ATM 기기에서 지폐로 인식조차 되지 않았다"며 "정말 지폐에 낙서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사진제공 = 대학생 김영연 씨


9일 한국은행의 '2016년 중 중 손상화폐 폐기 및 교환규모'에 따르면 이처럼 낙서나 보관 부주의, 화재 등으로 지난해 손상돼 폐기된 화폐만 총 3조 1,1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 수로는 5억 5천만장에 달하며 이를 새 화폐로 모두 바꾸는데는 464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폐기된 손상화폐를 종류별로 보면 지폐(은행권)가 3조 1,125억원, 주화가 17억원이었다.


가장 많이 폐기처리된 지폐는 1만원권(2조 5,220억원 규모, 전체 폐기은행권의 81%)이었고, 가장 많이 폐기처리된 주화는 100원화(7억 4천만원 규모, 전체 폐기주화의 43.4%)였다.


교환된 지폐의 사유로는 불에 타서 손상된 경우가 1,158건으로 가장 많았고 장판 밑이나 냉장고 등에 보관하다 손상된 화폐 교환은 2,222건, 세탁나 세단기 투입 등 취급상 부주의에 의한 경우는 1,801건이었다.


인사이트한국은행


하지만 한국은행법에 주화(동전) 훼손 금지 규정은 있지만, 별도로 지폐 훼손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어 관련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 관계자는 "화폐를 깨끗하게 사용하면 그만큼 수명이 늘어나고 연평균 500억원 이상이 드는 화폐제조비를 줄일 수 있다"며 화폐제조에 들어가는 비용 역시 세금이기 때문에 깨끗하게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앞뒷면을 모두 갖춘 은행권의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교환해 주고 있다.


만약 4분의 3 미만이거나 5분의 2 이상이면 반액을 교환받을 수 있지만 그 미만일 경우는 무효로 처리돼 교환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