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14세 미만 SNS 못 하나"... 정부, 가입 제한·무한 스크롤 규제 검토

정부가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과몰입을 막기 위해 가입 연령 제한뿐 아니라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과 무한 스크롤 등 서비스 기능까지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만 14세 미만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만 19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과도한 이용을 유도할 수 있는 일부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방안이 핵심이다.


8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과 플랫폼의 보호 책임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방미통위는 지난 7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만 14세 미만 이용자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이용자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만 14세 미만이라도 부모가 동의하면 가입을 허용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 계정에는 이용자의 관심사와 이용 이력을 분석해 콘텐츠를 노출하는 맞춤형 추천 기능과 무한 스크롤 등을 기본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청소년의 SNS 이용 자체를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이 이용자의 장시간 이용을 유도하는 서비스 구조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 편의성을 높이지만, 비슷한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이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무한 스크롤 역시 화면을 계속 넘기면 새로운 콘텐츠가 끊임없이 나타나는 방식으로, 이용자가 스스로 SNS 이용을 중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지목된다.


자동 재생과 야간 알림 등 과몰입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기능에 대해서도 제한 필요성과 적용 방식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어떤 기능을 어느 수준까지 제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청소년 계정의 기본 설정을 변경할지, 특정 기능의 이용을 제한할지 등에 따라 플랫폼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의무도 달라질 전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현재 국회에는 청소년 SNS 이용 제한과 관련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9건이 계류 중이다. 방미통위는 관련 법안을 검토하면서 구체적인 보호조치의 필요성과 적정 수준을 논의할 방침이다.


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가입 연령을 제한하려면 이용자의 실제 나이를 확인해야 하지만, 본인 인증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과도하게 수집되거나 다른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른 사람의 계정을 이용하거나 허위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연령 제한을 우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해외 SNS 플랫폼에도 규제를 적용해야 하는 만큼 사업자들의 협조와 실질적인 이행을 확보할 방안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NS는 친구들과 소통하는 공간인 동시에 뉴스와 교육·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률적인 이용 제한이 청소년의 정보 접근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지난 7월 방송에 출연해 "교육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기본권의 주체로 봐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거 게임 셧다운제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청소년 당사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한 뒤 규제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방미통위는 관계부처와 협력해 청소년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입법 일정과 규제 적용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이번 논의의 핵심은 청소년의 SNS 과몰입을 예방하면서도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에게 실효성 있는 보호 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