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자주포를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는 경기 김포시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에 최근 열흘간 1만3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군 자주포가 언론에 포착되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8일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열흘간 김포시 월곶면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만324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2321명)보다 7.5% 증가한 수치다.
애기봉에서 직선거리로 약 1.5㎞ 떨어진 북한 해안가에 배치된 자주포는 지난달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특히 지난달 26일 관련 사진이 공개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방문객 증가세는 평일에 두드러졌다. 해당 기간 평일에는 하루 1000~1200명이 공원을 찾았으며, 지난해 같은 요일과 비교해 방문객이 최대 35% 늘어난 날도 있었다.
반면 주말 방문객은 감소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방문객은 42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주말보다 10% 가까이 줄었다.
이는 관람객 안전 등을 위해 추가 입장을 제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실시간 체류 인원을 최대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기존 방문객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 추가 입장이 어려워진다.
북한군 자주포는 망원경 등을 통해 관측할 수 있는 거리에 있지만, 최근 북한군이 위장막을 덮으면서 현재는 식별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게 김포시의 설명이다.
김포시는 자주포를 보려는 방문객이 늘고 체류 시간도 길어지자 사전 방문 예약 인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지난 4일부터는 시간당 예약 가능 인원을 개인 100명, 단체 100명 등 총 200명으로 줄였다.
이처럼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접경지역 주민들은 군사적 긴장이 관광 대상으로 소비되는 현실에 불안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월곶면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북한군 자주포가 이쪽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언제든 포격이 이뤄질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며 "우리에겐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외지인들에겐 한낱 구경거리밖에 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A씨는 "대남방송 위협까지 나온 상황인데 그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시급히 남북 긴장 상황이 완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김포시도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이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분단의 현실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공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남북 분단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평화의 가치를 되새겨보자는 취지로 조성됐다"며 "단순한 호기심으로 찾았더라도 방문 이후 평화에 관심을 갖고 주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