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8일(일)

저출생에 초등학교 입학생 '뚝'... 내년 30만명 선 무너진다

저출생 여파로 내년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사상 처음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2024년 처음으로 40만명 선이 무너진 지 불과 3년 만으로,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8일 국가통계포털(KOSIS)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등에 따르면 내년 초등학교 입학 대상 아동은 20만명대에 그치며 역대 최소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내년 초등학교 입학 연령대인 2020년 출생아는 27만2337명으로, 전년(30만2676명)보다 10.0% 감소했다.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30만1442명으로, 입학생 통계가 작성된 1964년 이후 가장 적었다. 내년에는 입학 대상 인구가 더욱 줄면서 30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시작되는 초등학교 취학통지 대상 인원 역시 20만명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제 입학생 수가 해당 연도 출생아 수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조기 입학과 사망, 해외 체류, 국내 거주 외국인 아동 등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실제로 올해와 지난해 초등학교 입학생은 각각 30만1442명, 32만4079명으로 해당 연령대 출생아 수보다 1234명, 2743명 적었다. 최근 20년간 입학생 수와 출생아 수의 격차는 평균 1만2438명(2.6%) 수준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입학생 감소는 수십 년간 이어져 왔지만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더욱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1964년 90만명대였던 초등학교 입학생은 1968년 105만563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1982년 80만명대, 1983년 70만명대, 1991년 60만명대로 내려왔다. 2008년에는 54만799명으로 처음 50만명대에 진입했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46만9592명으로 줄었다. 이후 한동안 40만명대를 유지했으나 2024년 35만3828명으로 감소하면서 30만명대로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32만4079명, 올해는 30만1442명으로 줄었다. 내년 입학생이 20만명대로 내려가면 1968년 최대치와 비교해 약 4분의 1 수준에 그치게 된다.


이 같은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출생아 수는 35만7771명으로 전년보다 11.9% 줄며 처음 30만명대로 내려왔다. 이후 저출생 현상이 심화하면서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28명까지 감소했다.


이에 따라 2023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30년에는 신입생 규모가 20만명대 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24년부터 출생아 수가 반등한 점은 변수다. 2024년 출생아는 23만8317명, 지난해에는 25만4341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8월까지 19만3784명이 태어나면서 향후 입학생 감소 폭이 완화될 가능성은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인사이트


학령인구 감소는 지역 교육환경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생 수가 줄면서 소규모 학교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 또래 집단 간 교류 기회가 제한되고,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의 수도권 이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교육환경 악화와 인구 유출이 맞물리면서 지역 소멸 위험이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교 통폐합 압력 역시 커질 전망이다. 초등학교에서 시작된 학생 수 감소는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역 대학들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이나 폐교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저출생과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은 교육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면서 경제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미래세대의 부양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고령자 수를 나타내는 노년부양비는 올해 31.3명에서 2070년 103.3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고령자 100명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미래세대의 경제적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정부는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내국세 수입에 연동해 교육교부금 규모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육재정 배분 구조를 조정하고, 확보되는 재원은 영유아 교육과 고등·평생교육 등 상대적으로 투자가 부족했던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교육재정 개편과 함께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경제활동인구를 확대하기 위한 구조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인당 교육비·훈련비를 늘려 노동의 질을 올리는 '전(全) 인구의 인재화'가 필요하다"며 "여성·고령층 비경제활동인구를 경제활동인구로 유입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청년 인력이 원하지 않는 일자리는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