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수)

"혐오 시설서 희망 시설로"…교도소 놓고 지자체 7곳이 유치전 펼친 이유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교도소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거 대표적인 기피 시설로 꼽혔던 교도소를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지난 3일 법무부에 따르면 경북 영덕군·영양군·의성군·청송군을 비롯해 충북 보은군·제천시, 강원 정선군 등 전국 7개 지자체가 신규 교정시설 유치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이다.


법무부는 4일 오후 5시까지 유치제안서를 접수한다. 각 지자체는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계획과 후보 부지의 입지 조건 등을 제시해야 한다.


이번 공모는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과 노후화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시설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갈등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신규 교정시설 부지를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는 전국 4곳에 신규 교정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시설별 수용 정원은 1000명이며, 근무 인력은 약 250명 규모로 계획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유치전에 뛰어든 지자체들은 교정 공무원과 가족의 지역 정착, 면회객 방문에 따른 소비 증가 등을 기대하고 있다. 시설 유치가 인구 감소를 완화하고 침체한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각 지자체는 주민들의 찬성 여론과 교통·의료 등 생활 인프라, 지역경제 활성화 계획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영덕군은 여러 차례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군 관계자는 군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80% 이상이 교정시설 유치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영양군은 주민 동의와 지원 대책 등을 평가하는 주민 수용성 항목에 대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의성군은 교정 공무원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청송군은 기존 교정시설과 지역사회가 오랜 기간 공존해온 경험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1981년 청송보호감호소가 들어선 이후 40여년간 교정시설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들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충북 지역에서도 유치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보은군은 주민 서명운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유치 의지를 모으고 있다. 제천시는 법원 지원과 지청, 종합병원 등 행정·의료 기반 시설을 강점으로 강조했다.


강원 정선군은 교정 공무원의 정주 여건 개선과 주민 지지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인허가와 토지 확보 등을 지원할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법무부의 유치제안서 평가는 정성평가 70점과 정량평가 30점으로 나뉜다. 정성평가에서는 주민 수용성과 사업 추진 가능성이 각각 30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조성 기여도는 10점이다. 정량평가는 토지이용 현황 18점, 부지 접근성 12점으로 구성된다.


법무부는 4일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뒤 11~12월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진행한다. 평가 결과를 토대로 12월 최종 후보지 4곳을 선정하고 해당 지자체들과 업무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신규 교정시설은 2034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