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마스코트로 출발한 현대백화점의 자체 캐릭터 '흰디'가 고객이 직접 구매하고 공유하는 소비 대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3일 현대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흰디 굿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고 밝혔다. 흰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도 지난달 기준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7만6000여명과 비교해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SNS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반응도 두드러진다. 올해 같은 기간 흰디 계정 콘텐츠의 공유 건수는 13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배 증가했다. '좋아요' 수는 30만건으로 3배 늘었으며, 콘텐츠를 다시 보기 위해 저장한 건수도 약 2만건으로 7배 증가했다.
단순히 캐릭터를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고객이 콘텐츠를 주변에 알리고 지속적으로 소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현대백화점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브랜드전략팀 김창수 책임은 "콘텐츠를 공유하는 건 고객이 직접 지인에게 흰디를 알린다는 것이고, 저장은 나중에 다시 꺼내 볼 만큼 애정을 갖게 됐다는 뜻"이라며 "흰디를 좋아하고 직접 알리는 팬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흰디는 현대백화점이 '순간의 행복을 기억하자'는 메시지를 고객과 나누기 위해 2019년 선보인 자체 캐릭터다. 흰색 강아지를 모티브로 탄생했으며, 젤리 모양의 친구들인 젤핑·젤뽀·젤봉과 함께 행복을 수집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더현대 서울 5층의 기념품 편집숍 '더현대 수비니어(The Hyundai Souvenir)'와 프리미엄 큐레이션 전문몰 '더현대 하이(Hi)' 등 자사 채널을 중심으로 흰디를 소개해 왔다. 올해는 외부 협업과 다양한 행사 참여를 통해 캐릭터의 활동 무대를 백화점 밖으로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전광역시 대표 캐릭터 '꿈돌이'와의 협업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대전관광공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흰디와 꿈돌이를 결합한 협업 상품을 선보였다. 클리어파일과 젤펜, 리유저블백 등 문구·잡화 16종을 더현대 수비니어와 대전 꿈돌이 하우스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31일까지였던 판매 기간은 오는 29일까지로 연장됐다. 키캡 키링과 말랑이 등 주요 상품이 조기 품절될 정도로 호응을 얻은 데 따른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대전 시내 버스 정류장 1285개소와 버스 1000여대, 대전역·시청역·유성온천역 등 지하철 역사와 엑스포시민광장, 대전스카이로드 등 주요 명소에도 협업 광고를 게시하며 흰디 알리기에 나섰다.
외부 행사로도 접점을 넓혔다. 지난 4월에는 '2026 고양국제꽃박람회'에 흰디 테마 공간을 조성했으며, 같은 달 21일에는 프로야구 경기 시구 이벤트에 참여해 야구팬들과 만났다. 백화점 방문객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알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고객과 접촉하는 전략이다.
향후에는 상품과 협업 범위를 더욱 확대한다. 현대백화점은 젠지(Gen Z) 세대와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협업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기존 소품·문구류에 집중됐던 자체 제작 굿즈도 패션·잡화 등으로 넓힐 예정이다.
이는 캐릭터를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닌 고객 접점과 소비를 만들어내는 사업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고객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늘리고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하면 캐릭터 노출 기회와 소비 경로를 동시에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박근호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과거에는 캐릭터가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고객과 관계를 맺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매개체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흰디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고객과의 친밀감을 높이고 브랜드 경험을 지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