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수)

"술만 마시고 잤는데"…야간 저혈당 쇼크 부르는 뜻밖의 술자리 습관

유튜브 '이재성 박사의 식탁보감'


저녁 술자리에서 밥을 거르고 고기나 생선 등 단백질 안주만 먹거나 안주 없이 술을 마신 뒤 그대로 잠자리에 드는 습관이 야간 저혈당 쇼크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1일 유튜브 채널 '이재성 박사의 식탁보감'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간이 알코올 분해에 집중하면서 포도당을 생성하는 대사 기능이 전면 중단돼 수면 중 혈당이 급격히 추락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간은 인체 내에서 독소를 거르는 해독 작용뿐 아니라 공복이나 수면 중에도 혈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포도당을 만들어 혈액으로 내보내는 '포도당 공장' 역할을 맡는다.


식사를 하지 않아 혈액 속 당이 고갈되는 수면 시간대에는 간이 저장해 둔 글리코겐을 분해하거나 신생 당 합성을 가동해 혈당 농도를 지켜내야 한다. 하지만 체내에 다량의 알코올이 유입되면 간은 독성 물질인 알코올을 분해하고 배출하는 응급 작업에 모든 대사 능력을 집중한다. 이 과정에서 당 생성 공장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추는 이른바 셧다운 상태에 빠지게 된다.


문제는 탄수화물을 거의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소주나 위스키, 보드카, 브랜디 같은 증류주를 과음할 때 한층 심각해진다.


증류주는 제조 공정상 잔여 탄수화물이 전혀 남지 않아 섭취 후 혈당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알코올 대사가 간의 포도당 합성을 틀어막으면서 혈당 수치가 평소 정상치인 80~70mg/dL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저혈당 상태를 부른다.


수면 중 발생하는 야간 저혈당은 각성 상태와 달리 신체가 저혈당 증세를 빠르게 인지하지 못해 위험 수위가 극도로 높다.


일반적으로 혈당이 급락하면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손 떨림 같은 자율신경계 경고 신호가 나타나지만, 술에 취해 잠든 상태에서는 이러한 전조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혈당 조절 능력이 저하된 당뇨 환자나 인슐린 분비 촉진제를 복용 중인 만성질환자의 경우 목숨을 위협하는 치명타가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과음한 다음 날 아침 꿀물을 마시거나 탄수화물이 풍부한 해장국을 먹었을 때 두통이 완화되고 머리가 맑아지는 현상 역시 단순한 숙취 해소가 아닌 저혈당 상태에서 벗어나는 생리적 반응이다. 수면 시간 동안 결핍됐던 포도당이 체내에 공급되면서 뇌세포 기능이 회복되는 원리다.


만약 불가피하게 탄수화물 안주 없이 증류주 위주로 술자리를 가졌다면 잠자리에 들기 전 조치가 필수다. 귀가 직후 밥 몇 숟가락이나 따뜻한 죽 등 복합 탄수화물을 소량 섭취해 체내 최소한의 당원을 보충해야 새벽녘에 발생할 수 있는 돌연한 야간 저혈당을 안전하게 차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