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수)

영풍·MBK "최윤범이 직접 답하라"...고려아연 펀드 투자 공방

363억5000만원 상환·아크미디어 500억원 투자 경위 해명 요구

고려아연 "운용사가 투자 판단...평가액과 실제 수익 구분해야"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출자 펀드의 투자와 최윤범 회장의 개인 투자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최 회장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고려아연이 운용사의 독립적인 투자라고 반박하자, 최 회장이 어떤 보고를 받고 무엇을 승인했는지 밝히라고 재차 압박했다.


영풍·MBK는 3일 입장문에서 "당사자인 최 이사가 직접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고려아연이 별개 주체의 투자 거래를 연결해 회사 자금이 특정 개인을 위해 쓰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한 데 따른 것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뉴스1


영풍·MBK는 회사 자금이 개인이나 일가의 이익을 위해 사용됐다면 피해자는 고려아연과 주주들이라며, 회사가 의혹 당사자를 대신해 해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거래는 고려아연의 직접 자금 공급과 출자 펀드의 후속 투자다. 고려아연이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관련 회사들에 자금을 공급한 뒤, 고려아연 출자금이 들어간 원아시아 펀드의 투자금으로 채권을 상환받는 거래가 세 차례에 걸쳐 총 363억5000만원 규모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영풍·MBK는 이를 '셀프상환'이라고 지칭했다.


최 회장과 일가 등이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에 원아시아 펀드가 총 790억원을 투자했다는 의혹도 제기해 왔다. 다만 이들 거래에 최 회장이 관여했는지와 회사 자금이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됐는지는 양측이 다투는 사안이다.


12억원 지분이 1842억원? 투자 단가 적용한 평가액 놓고 공방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거친 아크미디어 투자도 다시 거론했다.


영풍·MBK가 2일 공개한 설명에 따르면 원아시아 측과 카카오엔터 측은 2022년 6월 그레이고 투자와 아크미디어 투자를 함께 협의했다. 그레이고 신주와 구주를 각각 500억원어치 인수하고, 카카오엔터가 아크미디어에 500억원을 투자하는 구상이었다. 아크미디어의 투자 전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논의됐다는 설명이다.


이후 고려아연이 1100억원을 출자한 원아시아의 '그레이 제1호' 펀드는 같은 해 8~9월 그레이고 신주와 구주에 총 1000억원을 투자했다. 카카오엔터는 그레이고 구주 매각으로 500억원을 확보한 뒤 아크미디어 신주 5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는 게 영풍·MBK의 주장이다.


영풍·MBK는 이 거래에 적용된 투자 단가를 기준으로 최 회장의 약 12억원 선행투자 지분이 약 1842억원으로 평가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금액은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을 가정해 산정한 지분가치로, 최 회장이 실제 매각해 받은 돈을 뜻하지 않는다.


고려아연은 거래 당사자 사이의 투자조건 협의와 회사가 특정 개인의 이익을 위해 거래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2일 입장문에서 펀드의 투자계획 수립과 실사, 집행은 운용사가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펀드에 출자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별도 법인 사이의 자금 흐름까지 출자기업이 모두 파악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지분가치에 대해서도 "지분의 평가가치와 실제 실현 수익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고 밝혔다. 기업가치 산정 근거와 거래조건, 지분 권리관계 등을 검증하지 않은 채 평가차익을 실제 취득한 이익처럼 제시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영풍·MBK는 3일 최 회장을 향해 거래를 기획·지시한 주체와 보고·승인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투자 대상 선정과 자금 집행 과정에서 최 회장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설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