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산인 나이아신을 500밀리그램 복용한다면 간에 해로울 수 있다." 해외 직구 영양제를 일상적으로 챙겨 먹는 이들이 늘어난 가운데, 비타민 B3를 섭취할 때 간 손상을 피하려면 반드시 세부 성분 표기를 확인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튜브 채널 '교육하는 의사! 이동환TV'가 지난 2일 게재한 영상에서 이동환 전문의와 비타민 B3 연구자인 배석철 교수는 비타민 B3의 간 독성 논란과 신장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짚었다.
시중에서 흔히 비타민 B3로 통칭되는 영양소는 화학적 형태에 따라 성질이 완전히 갈린다. 배 교수는 "비타민 B3가 간 기능을 보호한다는 논문은 많지만 간에 손상을 준다는 논문은 아직 본 적이 없다"며 간 기능 보호 연구가 다수 존재함을 설명했다.
다만 해외 직구 제품을 고를 때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배 교수는 "우리가 말하는 것은 니코틴산이 아니라 니코틴산아미드, 즉 나이아신아미드를 뜻한다"며 "이 성분은 오히려 간 보호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즉 혈관 확장과 안면 홍조를 유발하고 고용량 복용 시 간 독성 위험이 따르는 니코틴산 대신, 간 보호 작용을 하는 나이아신아미드 형태를 복용해야 안전하다는 뜻이다.
간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도 나이아신아미드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 교수는 동물 실험 결과를 언급하며 체내에서 간염을 유발한 뒤 비타민 B3를 투여했을 때 간염 단계가 해소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치료제 복용 후에도 변종 바이러스 출현 위험이 상존하지만, 나이아신아미드는 염증이 간경화나 간암으로 악화하는 진행 경로를 차단하는 데 기여했다.
복용 용량 역시 하루 2그램 수준까지는 간독성 우려 없이 섭취할 수 있다는 근거가 확립됐다. 과거 소아 당뇨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루 2그램씩 5년 동안 장기 복용시킨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도 심각한 간 손상 없이 안전성이 입증됐다.
신장 기능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복용 기준선이 제시됐다. 비타민 B3는 수용성 물질이어서 신장 기능이 정상인 일반인은 대사 후 소변을 통해 원활히 배설된다.
신장 기능을 한쪽만 유지해 기능이 절반 수준인 사람 역시 정상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 반면 투석 치료를 받는 등 신장 여과 기능이 극도로 망가진 만성 신부전 환자는 체내 물질 균형이 무너져 있으므로 복용을 제한해야 한다.
비타민 C 고용량 복용 시 흔히 거론되는 신장 결석 위험에 대해 배 교수는 "신장 결석은 아미노산 대사 산물인 옥살산이 주원인이지만 비타민 B3는 탄수화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며 "옥살산 경로와 무관해 결석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축했다.
신장암 환자의 복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동물 실험 단계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됐고 통계적 유의성을 더 확보해야 하지만 적어도 신장에 해가 되지 않는 물질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비타민 B3 영양제를 섭취할 때는 제품 뒷면 라벨에서 니코틴산이 아닌 나이아신아미드 표기를 확인하는 습관이 핵심 안전 수칙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