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상 PER 삼성전자 3배·SK하이닉스 2.5배
AI 투자 수익화·메모리 가격 상승 근거로 11~12월 반등 전망
KB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로 각각 60만원과 350만원을 제시했다. 반도체주가 두 차례 저점을 거쳐 상승하는 'W자 반등'의 두 번째 바닥에 있다는 판단이다. 실적과 주가의 격차가 줄어들며 11~12월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일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업종 투자의견 '긍정적'을 유지했다.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삼성전자 3.0배, SK하이닉스 2.5배로 추산했다. 이익 증가 전망에 비해 주가가 낮다는 게 KB증권의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현 주가는 우려의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돼 하락 위험보다는 상승 여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반등의 근거로는 내년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의 동반 상승을 들었다. HBM 수요가 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제약받는 가운데 AI 추론 확산으로 메모리를 찾는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이 추정한 내년 가격 상승률은 전년 대비 D램 40%, 낸드 32%, HBM 121%다.
최근 반도체주를 누른 AI 과잉투자 우려에 대해서도 다른 판단을 내놨다. 지난 2~3년간 빅테크의 투자가 미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설비투자였다면, 최근에는 클라우드 매출과 이익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빅테크 실적에서 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은 수요 부족보다 공급능력이라고 분석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수요를 앞질렀다기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증설이 필요한 단계라는 설명이다.
내년에는 스스로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메모리 수요를 넓힐 것으로 봤다. GPU와 HBM에 집중됐던 수요가 고용량 D램과 데이터 저장용 낸드로 확산되고, CPU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반도체 최선호주로 선정한 데는 장기공급계약(LTA) 확대와 주주환원 기대도 반영됐다.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가격 정상화에 더해 장기계약 비중이 높아지면서 이익이 늘고, 주주환원 정책이 수급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PER 3.0배와 2.5배는 내년 이익 추정치를 적용한 수치다.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예상대로 늘어나는지가 저평가 판단의 전제다. KB증권은 이 같은 실적 전망이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할 시점으로 올해 11~12월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