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현 부회장 승진·양대 사업부 출범 때 "책임경영 조직을 완성했다"
지난해 매출 6066억원 늘고도 이익 감소...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 2.2%
박영문 새 CEO 선임...제품 축 빼고 한국 대표 신설
HL만도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5.3% 줄어든 가운데 최고경영자(CEO)를 바꾸고 제품별 조직 축을 없앤다. 정몽원 HL그룹 회장이 '대담한 도약'을 약속했던 조직 개편 발표로부터 3년 만이다.
2일 HL그룹은 중국 지역 대표를 맡아온 박영문 사장을 HL만도 CEO 겸 오토섹터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기존 제품·기능·지역의 3개 축으로 운영하던 조직은 지역·기능의 2개 축으로 단순화한다. 인사 기조로는 기존 틀을 깬다는 뜻의 '디스럽션(Disruption)'을 내걸었다.
'책임경영 완성' 내세운 2023년...제품별로 나눴던 조직 다시 손질
HL그룹은 2023년 8월에도 책임경영을 앞세워 경영진에 힘을 실었다. 당시 조성현 HL만도 CEO를 수석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룹에서 8년 만에 나온 부회장 승진이었다. 회사는 자동차·건설 부문 최고경영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확대해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두 달 뒤에는 HL만도 조직을 바꿨다. 제동·조향·현가장치로 나뉘어 있던 3개 사업부를 전기전자 제품 중심의 MDS와 하드웨어 제품 중심의 RCS 등 2개 사업부로 묶었다. 제품의 특성에 맞춰 사업을 나누고 각 사업부가 책임지도록 한 것이다.
회사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보다 구체적인 책임경영 조직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도 "새로운 조직, 새로운 인재들과 함께 대담한 도약을 이루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대 사업부 체제는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그때는 제품별 조직을 다시 나누는 데 공을 들였다. 이번에는 제품 축 자체를 빼기로 했다.
매출은 6000억원 넘게 늘었는데...지난해부터 이익 뒷걸음
개편 첫해 실적은 개선됐다. HL만도의 연결 영업이익은 2023년 2793억원에서 2024년 3588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3.3%에서 4.1%로 높아졌다.
지난해부터는 매출과 이익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매출은 9조4548억원으로 전년보다 6066억원, 6.9%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571억원으로 약 16억원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약 3.8%로 내려갔다. 더 팔고도 남긴 돈은 적었다.
올해 들어서도 매출 증가가 이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7조12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21억원으로 9.1% 감소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2억원보다 45.3% 줄었다. 매출은 2조3205억원으로 전년과 거의 같았다. 영업이익률은 2.2%에 그쳤다.
회사 측은 반도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사업과 자회사 HL클레무브의 고성능 컴퓨터(HPC) 등 미래 제품 개발에 들어가는 연구개발비가 늘어난 점도 이익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이 실적을 발표한 날은 지난달 30일이다. 사흘 뒤 나온 인사에서는 CEO와 조직을 함께 바꿨다.
지역 대표는 이미 있었다...달라질 권한 배분은
이번 조직 개편의 명분 역시 책임경영이다. 회사는 지역 중심으로 조직을 단순화해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국 지역 대표직을 신설하고 이정석 부사장을 임명했다.
지역 대표를 두는 방식은 2023년 개편 때도 있었다. 당시에도 중국·미주·인도·유럽 대표가 각 지역을 맡았고, 기능별 최고책임자 7명이 양대 사업부를 지원했다. 박영문 신임 CEO 역시 당시 중국 지역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는 기존 해외 4개 지역에 한국을 더해 5개 지역 대표 체제를 갖춘다. 재무·마케팅·운영·구매·품질 등 기능별 최고책임자도 둔다.
제품 축이 빠진 뒤 기존 사업부의 손익관리와 투자 승인 권한을 어느 조직이 넘겨받는지는 이번 인사 발표에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이번 발표에는 2023년 개편의 성과와 한계에 대한 설명도 따로 없었다. 회사가 밝힌 이번 개편의 목적은 의사결정 속도와 지역별 책임경영 강화다.
그룹 전략을 조율할 자리도 새로 만들었다. 그룹 전략총괄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는 정재영 수석부사장이 선임됐다. 정 수석부사장은 2023년 조직 개편 때 HL만도의 전기전자 제품 사업을 맡는 MDS 사업부장에 임명됐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