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았던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2일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 고인은 평생을 함께한 동료들과 가족의 품에서 영면에 들며, 45년간 이어온 나눔의 현장을 마지막으로 찾는다.
유족과 동료 배우들은 이날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비공개로 진행한다. 발인식을 마친 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으로 이동해 오전 9시 장례 미사를 올린다.
장례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며,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아베 마리아'를 헌정한다. 임형주는 고인과 각별한 친분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운구 행렬은 장지로 곧바로 가지 않는다. 서울 중구 무교동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들른다. 고인이 생전에 재단을 마지막으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까닭이다.
고인은 1981년부터 초록우산과 인연을 맺었다.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후원하며 국내외 아동 복지 현장을 직접 찾아다녔다. 고령의 나이에도 아프리카까지 방문해 현지 어린이들을 만나는 등 나눔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재단은 오전 10시 40분 도착 예정인 고인을 위해 추모 자리를 준비했다. 임직원들이 영정을 맞이하고 직원 대표가 추도사를 낭독한다. 재단 내부를 둘러보는 순서를 마치면 운구 행렬은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으로 향한다.
1939년 태어난 고인은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60여 년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과 함께했다. 그중에서도 형사와 아버지 역할이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
MBC '수사반장'에서 강직하면서도 인간적인 박영한 반장을 연기했고, '전원일기'에서는 양촌리 김 회장으로 22년간 안방극장을 지켰다. '그대 그리고 나'를 비롯한 여러 드라마에서 평범한 이들의 삶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고인의 활동 영역은 연기를 넘어섰다. '한국인의 밥상' 진행자로 전국 각지를 돌며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후원 활동도 꾸준히 이어갔다. 1992년에는 제1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고인은 지난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를 받아왔다.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29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정부는 한국 방송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사흘간 조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원일기'에서 오랜 기간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혜자를 비롯해 고두심, 김영옥, 이계인 등 동료 배우들이 고인을 추모했다.
배우 김혜수는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키며 유족을 도왔다. 과거 드라마에서 고인의 아내 김민자와 모녀로 호흡을 맞춘 인연으로 고인을 '아버지'라고 불러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이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 뒤 파주 동화경모공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