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올해 3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를 8% 가까이 늘리며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분쟁,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됐다.
30일 기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1조59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8183억원으로 24.3%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보다 0.7%포인트 상승한 5.8%를 기록했다. 매출 1000원당 남긴 영업이익이 약 51원에서 58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1조2855억원으로 9.6% 감소했다.
글로벌 도매판매는 84만735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 국내에서 14만1013대, 해외에서 70만6342대를 판매했다.
판매 증가를 이끈 것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다. 기아의 3분기 글로벌 전동화차 소매판매량은 약 3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증가했다. 전체 소매판매에서 전동화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6.4%에서 36.2%로 9.8%포인트 높아졌다.
전기차 판매는 12만3000대로 75.4% 증가했고,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17만2000대로 46% 늘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3분기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6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다.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출시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현지 생산 등이 판매 증가에 기여했다.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6.2%에서 올해 10.6%로 상승했다. 기아가 2011년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이 1.3% 감소한 상황에서도 기아의 현지 판매량은 23만4000대로 7.8%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5.8%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유럽에서는 전기차가 성장을 이끌었다. 서유럽 전체 판매량은 14만5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유럽 자동차 시장 성장률인 3.5%를 웃도는 실적이다.
서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6만3000대로 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중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현지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9.2%에서 올해 43.2%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산업수요가 10.7% 감소했지만 기아의 판매량은 14만1000대로 2.2% 증가했다. 전기차와 신형 셀토스 판매가 늘면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2.2%에서 36.8%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판매 증가와 함께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전동화차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평균판매단가(ASP)도 개선됐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율 조정도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자동차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5300억원의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판매량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4420억원, 우호적인 환율 효과는 5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상승했다.
다만 비용 부담도 커졌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3680억원, 중동 분쟁 장기화로 2090억원 등 약 577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 발생했다.
국내와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늘리고 가격을 인하한 영향도 컸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약 7270억원 감소했다.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포인트 상승한 84.1%를 기록했다.
기아는 4분기에도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셀토스·쏘렌토·카니발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하고, 미국에서는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신규 출시하는 동시에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서유럽에서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 효과를 활용해 올해 연간 전기차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79% 늘리고,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을 33%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정성국 기아 IR·전략투자담당 전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정세불안 등 대외 요인이 해소될 경우, 견조한 완성차 사업 경쟁력에 기반해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