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수)

"사과 꼭 껍질 채 드세요"... 뇌 염증 억제하고 기억력 회복 돕는다 (연구)

사과를 먹을 때 껍질을 벗기는 습관이 있다면, 이제는 통째로 먹는 방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사과 껍질에 풍부한 식물성 화합물이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발표됐다.


최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권희석·최가영 박사팀은 사과와 배 같은 과일 껍질, 로즈메리·타임·라벤더 등 허브 잎에 들어 있는 '우르솔산'의 효능을 확인했다. 


우르솔산은 식물이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물질로, 항염증 및 항산화 작용으로 이미 학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pixabay


연구팀은 세균 독소(LPS)를 이용해 뇌 염증을 유발시킨 생쥐 모델을 활용했다. 염증으로 인지 기능이 떨어진 생쥐에게 우르솔산을 투여한 결과, 공간 기억력과 사물 인식 능력이 개선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연구 성과는 천연물·약리 분야 국제학술지 파이토메디신에 게재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뇌 조직을 직접 관찰한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해마 부위를 정밀 분석한 결과, 과도하게 활성화됐던 뇌 면역세포가 안정을 되찾았고 염증 물질과 산화 손상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구조도 건강한 상태로 회복됐다.


연구진은 뇌 조직을 얇게 절편화해 여러 장의 단면을 촬영한 뒤, 이를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염증 상태의 생쥐 뇌에서는 세포의 에너지 생산 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거나 비정상적인 형태로 변형돼 있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반면 우르솔산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이런 구조적 손상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 지점인 시냅스의 형태도 정상을 유지했다. KBSI의 초고전압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미토콘드리아의 입체 구조까지 정밀하게 분석한 것이 이번 연구의 강점이다.


다만 연구진은 이 결과를 일반인의 식단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희석 전문연구위원은 실험에 사용한 우르솔산의 양이 일반적으로 사과를 먹어서 섭취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효과 검증이 이뤄져야 실제 활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르솔산은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아 체내 흡수율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르솔산의 효능 여부와 별개로, 사과 껍질 자체가 영양학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사과의 식이섬유와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은 과육보다 껍질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껍질을 제거하면 사과가 가진 영양소의 상당량을 잃게 되는 셈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pixabay


껍질째 섭취할 경우 세척 과정이 중요하다. 흐르는 물에 사과 표면을 손으로 문지르며 씻거나, 물에 담가뒀다가 헹궈내면 표면의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껍질의 질감이 불편하거나 소화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사과를 얇게 슬라이스하거나 믹서로 갈아서 먹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