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우 전도연이 할리우드 권위 시상식 무대에서 세계적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 영화계의 자존심을 드높였다. 줄리안 무어, 마허샬라 알리 등과 함께 주연상 후보에 오르면서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라는 역사적 순간을 향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고담 필름 앤드 미디어 인스티튜트는 제36회 고담 어워즈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전도연은 이창동 감독과 재회한 영화 '가능한 사랑'으로 최우수 주연상(Outstanding Lead Performance)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고담 어워즈 주연상은 성별 구분 없이 수상자를 가리는 것이 특징이다. 전도연은 줄리안 무어, 마허샬라 알리, 질리언 앤더슨을 포함해 이안 맥켈런, 존 말코비치, 앤드류 스콧, 존 터투로 등 쟁쟁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트로피를 두고 경쟁한다.
'가능한 사랑'은 전도연의 주연상 후보 지명과 함께 최우수 국제영화상, 최우수 각본상까지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고담 어워즈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시즌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둔 시점에서 나온 이번 후보 지명은 전도연의 오스카 진출 가능성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전도연의 연기 인생을 집중 조명하며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 탄생 가능성을 언급했다.
배우 이병헌은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계에서 전도연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왜 이제야 그녀를 알아보기 시작했는지 의아할 정도"라고 극찬했다.
전도연은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배우 최초로 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쥔 바 있다. 19년 만에 이창동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춘 전도연이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능한 사랑'에서 전도연은 정리해고를 당한 남편 호석(설경구)과 살아가는 미옥 역을 맡았다.
미옥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와 그의 남편 상우(조인성)를 만나며 자신의 삶과 내면의 감정을 돌아보는 인물이다. 전도연은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평단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가능한 사랑'은 평론가 신선도 100%를 기록 중이다. 할리우드 리포터 등 현지 매체들도 전도연의 연기를 극찬하며 아카데미 시상식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가능한 사랑'을 내세워 오스카 레이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넷플릭스가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여러 부문에서 후보 지명을 목표로 캠페인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가능한 사랑'은 지난 9월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으며 한국 대표로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출품작에 선정됐다. 베니스영화제 수상에 이어 고담 어워즈 3개 부문 후보까지 오르며 미국 시상식 시즌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제36회 고담 어워즈 시상식은 오는 11월 30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다.
'가능한 사랑'은 지난 9월 23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했으며 오는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19년 전 칸에서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전도연이 이번에는 할리우드에서 또 다른 기록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