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를 배회하는 야생동물을 인공지능이 미리 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첨단 시스템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내일(28일)부터 충북 청주에서도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27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척산리 국도 17호선에서 '동물 찻길 사고 예방 시스템'을 새롭게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경기 양평과 강원 횡성·평창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이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야생동물과 차량의 충돌은 단순한 동물 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운전자의 생명과 재산 피해는 물론 연쇄 추돌 등 2차 사고의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교차로와 진출입로 같은 구간에서는 생태통로나 유도 울타리 등 기존 예방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새로 도입된 시스템은 인공지능 기술로 이러한 공백을 메운다.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야생동물이 도로에 접근하는 것을 포착하면, 150m 전방에 설치된 LED 전광판과 경광등이 즉각 작동한다. '야생동물 출현 절대 감속' 같은 경고 문구가 표시되면서 운전자가 미리 속도를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은 민관 협력으로 추진되고 있다. 기후부는 2024년 7월 포스코디엑스, 국립생태원, 국립공원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개 지역에서 시스템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해왔으며, 이번 청주 설치로 충청권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앞서 설치된 3곳의 사고 저감 효과는 국립생태원이 연구 중이며, 분석 결과는 내년 중 나올 예정이다. 기후부는 내년까지 동물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 1곳을 추가로 선정해 시스템을 설치하고, 예방 효과를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이채은 기후부 자연보전국장은 "야생동물과 운전자 모두를 보호하려면 인공지능 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며 "기업의 기술력과 공공기관의 전문성을 결합해 동물 찻길 사고를 줄이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더 늘려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