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앞에서 휠체어와 유모차 이용자가 탑승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걸음이 빠른 승객들이 먼저 엘리베이터를 타버리면서, 다른 이동 수단이 없는 교통약자들은 뒤로 밀려난 것이다.
지난 25일 한 시민 A씨는 스레드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발 빠른 사람들만 후다닥 타고 사라졌다"며 "결국 남겨진 건 유모차랑 휠체어 뿐이었다"고 밝혔다.
A씨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촬영한 휠체어 이용자와 자신의 아이가 탄 유모차 사진과 함께 "우린 계단도 못 가는데"라는 글을 게시했다.
A씨가 연합뉴스TV에 전한 당시 상황을 보면, 사람들을 가득 태운 엘리베이터는 그대로 올라갔다.
A씨는 다음 엘리베이터에 휠체어 이용자를 먼저 보낸 후, 그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서야 이동할 수 있었다. 해당 역에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되어 있었다.
A씨는 "사실 휠체어나 유모차는 지하철에서 내리는 것부터 일반 보행자 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아무리 엘리베이터 앞 칸에서 내려도 먼저 도착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도 유모차를 이용하지만 급하지 않으면 사람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라고 전했다. A씨는 "유모차는 1~2년이면 졸업하는 반면,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평생 겪어야 할 일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누군가에게는 편의를 위한 수단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일한 이동 수단"이라며 "이 정도는 서로 배려할 수 있는 시민의식이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이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아닌 이유다", "엘리베이터 본연의 목적에 맞게 운영됐으면 좋겠다", "멀쩡하신 분들이 먼저 타버리면 화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모차 때문에 불편할까봐 다음 것, 다음 것 하다가 영원히 서있는 엄마가 된다", "나도 그냥 늦게 가자 생각하고 늘 시간 여유를 갖고 나간다" 등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승객들까지 엘리베이터에 몰리면서 교통약자가 정작 탑승 기회를 잃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앞에서만큼은 교통약자 우선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