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공장서 중국 셀 업체와 장기계약 협의...삼성SDI 경쟁사로 고객 확대 추진
NCA·NCM 혼용라인 개조에 약 400억원...신규 소재 공급 목표는 내년 4분기
삼성SDI에 양극재를 공급해 온 에코프로비엠이 유럽에 생산 거점을 둔 중국 배터리 업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 현지 공장에 납품하는 헝가리 생산 거점에서 중국 셀 업체까지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26일 한국경제는 에코프로비엠이 유럽 내 중국 배터리 셀 업체에 양극재 시제품 등을 공급했으며, 조 단위 장기 납품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계약 상대방과 확정 금액, 공급 기간은 해당 보도에 제시되지 않았다.
삼성SDI와 장기 공급계약...헝가리서 중국 고객도 추진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의 협력은 장기 공급계약으로 이어져 왔다. 에코프로비엠은 2023년 12월 삼성SDI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평균 공급가로 계산한 계약 규모는 약 44조원이었다. 확정 매출액이 아니라 원재료 가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금액이다.
헝가리 공장도 이 공급계획에 포함됐다. 회사는 당시 2024년 물량은 포항에서 생산하고, 이후 헝가리 공장 완공에 맞춰 삼성SDI 현지 공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가동을 시작한 헝가리 공장은 현재 물량 대부분을 삼성SDI에 납품하고 있다.
중국 업체와 계약이 성사되면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유럽 시장에서 삼성SDI와 중국 셀 업체를 함께 상대하게 된다. 에코프로비엠에는 신규 매출처지만, 기존 고객인 삼성SDI에는 배터리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업체다. 소재 공급사의 고객 확대와 셀 제조사의 경쟁 구도가 맞물리는 셈이다.
NCA·NCM 혼용라인 개조...제품군 넓히는 헝가리 공장
제품군을 넓히기 위한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8월 24일 헝가리 공장의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생산라인을 니켈·코발트·망간(NCM) 제품도 생산할 수 있는 혼용라인으로 개조한다고 발표했다. 유럽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할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이 목적이다.
회사 발표에 제시된 개조 투자비는 약 400억원이다. 당시 에코프로비엠은 설비 발주와 선적을 진행 중이며, 2027년 4분기부터 신규 소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업체에 들어갈 소재라는 설명만으로 실제 구매자인 배터리 셀 업체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8월 발표에는 중국 셀 업체가 거래 상대방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이번에 보도된 중국 공급 협상과 혼용라인 개조가 같은 프로젝트인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산 10만8000톤은 기존 구상...계약 물량·일정 남아
헝가리 공장의 증설 구상은 중국 계약 협상 보도에 앞서 나왔다.
에코프로는 2023년 11월 공식 자료에서도 헝가리 양극재 공장이 연산 10만80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산능력인 5만4000톤의 두 배다. 이번 보도에 등장한 확대 목표를 중국 고객 확보로 새롭게 결정된 투자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생산능력과 실제 생산량도 구분해야 한다. 회사는 지난 8월 헝가리 공장의 올해 생산 목표를 약 1만톤, 내년 생산량 전망을 3만톤으로 제시했다. 중국 고객과의 계약이 기존 생산계획을 채울 물량인지, 추가 증설을 요구하는 물량인지에 따라 투자 규모와 집행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8월 발표에는 이 생산계획에 중국 고객 물량이 포함됐는지 명시돼 있지 않다. 당시 회사가 제시한 신규 하이니켈 소재 공급 목표 시점은 2027년 4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