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도박에 빠져 어머니의 명품가방을 몰래 팔고,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다 사채까지 손을 댄 청소년의 사연이 전해졌다. 도박으로 잃은 돈을 되찾으려다 빚이 늘어나고 사기와 절도 등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캅톡_Cop Talk'에는 서울 동작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 이백형 경감이 출연해 청소년 사이버 도박의 실태를 전했다.
이 경감에 따르면 한 청소년은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머니의 명품가방을 몰래 내다 팔았다. 도박으로 수천만원을 벌기도 했지만 결국 모두 잃었고, 이후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다 사채까지 이용하게 됐다.
또 다른 청소년은 친구들에게 "3만원을 빌려주면 내일 5만원으로 갚겠다"며 돈을 빌렸다. 그러나 약속한 돈을 갚지 못하면서 친구들이 집까지 찾아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도박 자금을 마련하려고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있었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물건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 판매대금을 가로채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을 몰래 파는 방식이었다.
청소년 도박 문제는 경찰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경찰청이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영한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기간'에 총 1777명의 청소년이 신고했다.
신고자의 평균 나이는 15.5세였으며, 평균 도박 기간은 10개월, 도박에 사용한 금액은 평균 300만원에 달했다. 도박 유형의 95.9%는 슬롯과 바카라 등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었다.
일부 청소년은 도박 문제로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또 다른 범죄에 가담하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한 어머니가 아들에게 용돈을 요구받고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학교전담경찰관과의 면담 과정에서 해당 청소년이 2년 동안 2억원 상당의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에서는 도박 자금이 떨어질 때마다 사기와 절도를 저지르던 중·고등학생 14명의 모임이 적발돼 해체되기도 했다.
이 경감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청소년들이 도박에 접근하기 쉬워졌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도박을 하려면 특정 장소와 장비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도박을 할 수 있어 주변에서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처음에는 돈을 따게 해 청소년을 끌어들인 뒤 도박에 빠지면 결국 돈을 잃게 만드는 수법을 경고했다.
이 경감은 "도박은 절대 이길 수 없는 사기 범죄"라며 "중독시키고 나쁜 길로 가게끔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박을 끊기 위해서는 청소년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주변 어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경감은 도박에 한 번 빠지면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며 부모와 교사 등 주변 어른들이 청소년의 회복을 꾸준히 도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도박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학교전담경찰관이나 부모 등 주변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한 번 거절당하더라도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