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일본 문학 거장 무라카미 류 타계... 향년 74세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류가 10월 17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다. 교도통신·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출판사 겐토샤가 23일 고인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무라카미는 인간 욕망과 폭력성, 사회 모순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가로 일본 문학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그의 작품들은 일본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인은 1952년 나가사키현 사세보시에서 태어나 1976년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문단에 등장했다.


무라카미 류의 과거 모습 / GettyimagesKorea


이 작품은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미군 기지 인근에서 방황하는 청년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당시 일본 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일본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조명하는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코인 로커에 유기된 두 아이의 성장기를 담은 '코인 로커 베이비즈'를 비롯해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 '희망의 나라 엑서더스' '올드 테러리스트'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작품 속에서 그는 경제 불안, 사회적 고립, 폭력 등 현대사회의 다층적인 문제들을 직시했다.


한반도를 소재로 한 작품도 선보였다. 2005년 발표한 장편소설 '반도에서 나가라'는 북한 무장 조직이 일본 후쿠오카를 장악하는 가상의 상황을 설정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일본 사회의 위기 대응 능력과 정치·경제적 구조를 날카롭게 분석했다.


무라카미는 소설 작업뿐 아니라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 작업에도 관여하며 활동 반경을 확대했다.


2006년부터 TV도쿄의 경제 시사 프로그램 '캄브리아 궁전'에서 진행자로 활약하다 올해 4월 프로그램을 떠났다. 그는 동시대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 '더블 무라카미'로 불리며 일본 문학계를 이끌어왔다.


장례식은 유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가족장으로 조용히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