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갇혔던 흑상어 '부캉이'가 수면 위 지느러미를 감추고 물속 깊은 곳에서 잠영을 시작했다. 방역과 해양 당국은 억지로 상어를 밀어내는 대신 스스로 바깥 바다로 헤엄쳐 나가도록 기다리는 방식으로 현장 대응을 전환했다.
오늘(22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앞바다에서는 오전까지 수시로 목격되던 검은 지느러미가 자취를 감췄다.
부캉이는 지난 21일 3차 외해 유도 작업을 거쳐 수로 밖으로 빠져나갔으나, 같은 날 오후 11시쯤 차단 시설인 수상 부유시설(폰툰)을 넘어 다시 수로 안으로 진입했다. 관계자들은 오늘 오전 차단선에 설치했던 그물을 철거하고 폰툰 옆으로 추가 그물망을 둘러 외해 이동 통로를 마련했다.
현재 부캉이는 수면 아래로 내려가 수로 안팎을 오가며 부산항 1부두 방면까지 움직임을 넓히고 있다. 현장 전문가들은 상어가 깊은 수심으로 잠영하기 시작한 상황을 외해 환경에 적응해 가는 청신호로 해석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부캉이의 잠영 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났고, 오후 들어 행동 반경도 부산항 1부두 쪽으로 한층 확대됐다"며 "점점 바깥 바다에 적응하고 있는 상태로 파악되는 만큼, 현 상황에서 억지로 30m를 더 외해 방향으로 밀어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역시 무리한 포획이나 자극 대신 상어의 자발적인 탈출을 지켜보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현우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현재 수로의 수온은 21도 안팎으로 상어의 당장 생존에는 무리가 없는 조건"이라며 "부캉이가 그동안 수로 내측에만 머물렀기 때문에, 완전히 다른 환경인 외측 바다로 한 번에 섣불리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지금처럼 수로 외측과 내측을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짧게는 1~2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머물다 자연스럽게 스스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가 작업을 벌이기보다는 상어가 스스로 나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운동 능력이나 수평 유지 능력을 봤을 때 아직 상태는 괜찮지만, 좁은 수역 체류로 인해 급격히 건강이 안 좋아질 변수도 있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