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이어진 중국의 천문학적인 인프라 건설 광풍 이면에 감춰진 거대한 경제 메커니즘의 민낯이 드러났다. 10월 15일 공개된 글로벌 시사 탐사 전문 유튜브 채널 '조니 해리스(Johnny Harris)'의 영상은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중국의 초고속 토목 건설이 단순한 국가 현대화 프로젝트를 넘어 체제 유지와 지방정부의 기형적인 부채 구조 위에서 유지되어 온 복합적인 결과물임을 실증 데이터와 함께 집중 해부했다.
중국은 지난 20여 년 동안 전 세계 어느 국가도 도달하지 못한 속도와 규모로 인프라를 확장했다.
지구 전체 고속철도 연장의 3분의 2 이상에 달하는 4만 5,000킬로미터 이상의 고속철도망을 깔았고, 수천 개의 초대형 교량과 수백 개의 최신식 공항, 그리고 수천만 채의 고층 아파트를 쉼 없이 지어 올렸다. 겉으로 드러난 이러한 콘크리트 토목 기적은 중국 공산당의 막강한 행정 추진력과 계획경제의 승리로 묘사되며 대외 선전의 핵심 축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지상 위에 세워진 거대한 건축물들의 실제 작동 동력은 지방정부의 독점적인 토지 매각 수입과 국영은행의 무제한 대출이었다.
지방 관료들은 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고 인사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수요 예측조차 불가능한 외곽 지역에 도로와 철도, 신도시를 마구잡이로 건설했다. 인구가 유입되지 않는 허허벌판에 건설된 유령 도시와 하루 이용객이 손에 꼽히는 고속철도역들이 전국 각지에 우후죽순 들어선 배경이다.
막대한 건설 비용은 고스란히 천문학적인 부채로 누적됐다. 지방정부 금융 플랫폼(LGFV)을 통해 장부 외 숨겨진 빚으로 조달된 자금 규모는 이미 중국 국내총생산의 수십 퍼센트에 육박하며 국가 경제 전체의 뇌관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인프라 부양책은 일시적으로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했으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감가상각 덩어리로 전락해 지방 재정을 옥죄는 족쇄가 됐다.
인구 통계학적 절벽 역시 인프라 주도 경제 모델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신규 주택과 도로망을 소비할 인구 기반 자체가 구조적으로 축소됐다.
인프라를 더 짓는 행위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던 황금기는 이미 끝났으며, 이제는 기존에 지어 놓은 인프라의 유지 보수 비용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 경제 성장률을 지탱하기 위해 무리하게 콘크리트를 쏟아부었던 중국식 개발 모델이 마침내 임계점에 봉착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