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조상의 죄를 후손이 속죄해야 하는가"... 이혜성, '증조부 친일' 하영 소환 논란

방송인 이혜성이 조상의 친일 행적을 후손이 대신 책임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철학적 질문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가운데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이혜성의 1% 북클럽'에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정의는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혜성은 "최근에 한 공인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 시절에 자행한 친일 행적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있었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는 최근 배우 하영의 증조부 친일 논란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역사적 가해자들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이라고 선을 그은 뒤 "조상의 죄를 우리가 대신 속죄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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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성은 이어 "더 나아가 국가는 과거의 역사적 잘못을 사죄해야 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 도덕적 철학적 근거는 어디에서 나옵니까?"라며 개인의 문제를 국가 차원의 역사적 책임 논쟁으로 확장했다.


이런 질문들이 계속 떠올라 마이클 샌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다시 읽게 됐다고 이혜성은 밝혔다.


고등학교 때도 읽었던 책이지만 여전히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혜성은 "지금 읽어도 이게 무슨 말일까? 잘 이해가 안 돼서 되돌아가고 그걸 다시 되새김질하고 문장들을 꾹꾹 씹어서 소화시키느라고 애먹었거든요"라고 했다.


책을 소개하면서 이혜성은 하나의 사고실험도 제시했다. 철로 위 한쪽에 유관순, 윤봉길, 안창호, 안중근, 홍범도 등 독립운동가 다섯 명이 있고, 다른 쪽에는 이완용이 있다는 가정이었다. 이완용 한 명을 희생시켜 독립운동가 다섯 명을 구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 묻는 철학적 질문이었다.


유튜브 '이혜성의 1% 북클럽'


이혜성은 "조금만 변수가 달라져도 우리의 대답이 선뜻 나오지 않죠"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 정도로 복잡하거든요. 수많은 변수가 얽혀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이후 독일의 홀로코스트 배상, 일본의 과거사 문제, 미국의 노예제 사죄 논쟁 등으로 논의를 확장했다. 과거 세대의 잘못을 현재 세대가 왜 감당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국가 차원에서도 반복된다는 지적이었다.


그는 철학자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의 시각을 인용하며 인간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역사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혜성은 "저란 존재는요? 우주에서 갑자기 똑 떨어진 게 아니에요"라며 자신이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어진 역사와 그 속에서 만들어진 정체성을 언급했다.


유튜브 '이혜성의 1% 북클럽'


이어 "우리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부분, 좋은 부분만 떼오고 기분 나쁜 부분은 도려내는 식으로 그런 식으로 선택적으로 역사 의식을 물려받을 수는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영은 앞서 방송에서 증조부 이력을 공개한 뒤 친일 행적 기록이 다시 주목받으며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자필 편지로 사과하고 활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성은 "좋든 싫든 과거 조상들이 한 것들까지 다 안고 태어나는 거예요. 결국 나는 어떤 거대한 이야기, 거대한 스토리의 일부일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역사와 개인의 불가분한 관계를 정리했다.


YouTube '이혜성의 1% 북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