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 238만주 최대주주 전량 배정...KCGI 지분 29.59%→40.69%
7월 발행금지 가처분 기각 후 본안 제기
한양증권이 최대주주 KCGI에 신주 전량을 배정한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놓고 일반주주와 다시 법정에서 맞붙는다. 이번 증자로 KCGI의 보통주 지분율은 29.59%에서 40.69%로 높아졌다. 증자에 참여하지 못한 일반주주 측은 발행된 신주 전부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유한회사 뚜OOOO 외 1인이 지난 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신주발행무효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회사는 20일 법원으로부터 소장을 송달받았다. 원고 측은 지난 7월 9일 발행한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238만952주 전부의 발행을 무효로 해달라고 청구했다.
500억 신주 전량 KCGI로...일반주주 지분율은 낮아져
한양증권은 지난 6월 25일 최대주주인 케이씨지아이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주당 발행가격은 2만1000원으로, 기준주가 1만8605원보다 12.9% 높게 책정했다. 조달 목적은 장외파생상품업 등 신규 사업 진출에 필요한 자기자본 확충이었다.
신주는 모두 KCGI에 돌아갔다. KCGI의 보유주식은 기존 376만6973주에서 614만7925주로 늘었고, 보통주 지분율은 11.10%포인트 상승했다.
다른 기존 주주들은 보유주식 수가 그대로여도 지분율이 낮아졌다. 증자 전 보통주 1272만8534주에 신주 238만952주가 추가된 데 따른 것이다. 다른 주식 수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증자 전 보통주 1%를 보유한 주주의 지분율은 증자 후 약 0.84%로 내려간다.
회사는 증자 발표 당시 할증 발행을 통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을 최소화하고 최대주주의 책임경영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신주에는 예탁일부터 1년간 의무보호예수 조건을 붙였다.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배정하거나 청약을 받는 절차는 없었다.
발행 막으려던 주주들, 이번엔 신주 전부 무효 청구
주주 측은 신주 발행 전부터 배정 방식에 반발했다. 지난 7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에서 제3자배정에 필요한 경영상 목적이 충분하지 않고, 다른 조달 방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최대주주에게 신주를 전량 배정해 KCGI의 지배력을 높였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한양증권은 장외파생상품업 진출에 따른 위험 증가와 순자본비율(NCR) 하락에 대비하려면 선제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7월 8일 주주 측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회사가 2025년 10월경부터 장외파생상품업 진출을 준비해 온 만큼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가 신주 발행의 주된 목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기준주가보다 높게 책정한 발행가격도 현저히 불공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가처분 기각 이후 증자는 진행됐지만, 주주 측은 발행된 신주의 효력을 다투는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신주를 전량 인수한 KCGI는 과거 한진칼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반대하며 소송을 낸 적이 있다. 2020년 KCGI 측 그레이스홀딩스 등은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 증자를 추진하자 기존 주주의 신주인수권 침해 등을 주장하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당시 KCGI 측은 주주배정 증자와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 대출 등 다른 조달 방안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법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통합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인정해 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한양증권 소송에서 KCGI는 최대주주이자 신주 인수인이다. 주주들이 무효를 청구한 238만952주는 KCGI가 이번 증자로 추가 확보한 물량 전부다.